국토해양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구단위계획 권한 기초지자체(시·군) 전면 이양은 현재 시기상 적절하지 않으며 향후 새로운 도시계획제도 변화에 따라 단계적인 이양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지구단위계획 권한이양에 따른 과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시·군 지구단위계획 권한이양에 대해 전국 광역지자체(3개 광역시·8개 도)는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으며 이미 이양된 경기도내 대도시에서도 고밀개발 초래와 도시기본계획과의 불부합, 과도한 개발 허용으로 인한 난개발 등의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 권한이양 관련 개정법률(안)의 내용

개정법률(안)은 현재 국가, 시·도지사, 대도시 시장에게 부여된 도시관리계획의 결정 권한 중 용도지역·지구·구역의 변경이 수반되거나 둘 이상의 기초지자체에 걸치는 경우를 제외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결정권한을 시장과 군수에게도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 경기도는 지구단위계획 결정의 일부 권한을 시장과 군수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결정 기간은 평균 약 7.1개월이 소요되고 있다. 또한 2004년 2월 21일부터 용도지역 간 변경이 없는 지구단위계획은 공동위원회에서 일괄 처리함으로써 기존 소요기간을 약 2.4개월 단축했다.

권한이양 실태와 문제점

2006년 3월6일부터 2010년 7월까지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인 용인‧안산‧안양‧수원‧고양‧부천‧성남시 시장이 직접 결정한 제1종 지구단위계획 결정 건수는 총 64개 지구로 총면적 8,923,253㎡에 달한다.

지구단위계획 대부분은 공동주택지 개발을 위한 것으로 용도지역 변경 없이 이뤄진 것과 용도지역의 상향조정을 수반하는 지구단위계획이 혼재돼 있다. 특히 개발용적률이 작게는 150%에서 크게는 300%에 육박하는 고밀개발형 지구단위계획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고층수에 있어서도 과반을 넘는 수가 20층 이상으로 28~40층에 육박하는 개발도 있다.

이러한 사례 분석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주로 국토계획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제협의권자의 의견을 ‘동의’와 ‘합의’ 없이 자의 해석해서 반영하지 않거나, 상위계획인 도시기본계획 부합 규정을 위반해 승인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단위계획 권한이양과 관련해 11개 광역지자체 중 8개 광역지자체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난개발과 과도한 개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일부 시·도의 경우 지구단위계획구역 규모에 따른 제한적인 권한이양이나 조건부 권한이양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기초지자체(시·군) 대부분은 의견이 없었으나 개발압력이 높은 일부 시·군에서는 권한이양을 반대하고 있다.

권한이양이 되면 일반 시·군에서는 주민과 사업시행자의 지나친 개발요구에 따라 과도한 개발을 허용해 자연환경 훼손과 기반시설 미확보로 인한 난개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특히 일반 시·군의 경우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지 등 주변지역에 개발압력이 집중되고 있어 지구단위계획결정 권한을 이양할 경우, 기반시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미흡한 난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이미 결정권한이 이양된 대도시에서도 주민 등의 과도한 지구단위계획 결정 요구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단위계획 권한이양의 장·단기 개선방안

지구단위계획 권한이양과 관련한 개선방안은 단기와 장기적인 방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기적인 개선방안으로는 권한이양을 위한 기초지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제도 운영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후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정 법률 및 제도 정착을 고려한 권한이양 유보 및 단계적 이양을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먼저 지구단위계획 결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동위원회 확대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국토계획법의 개정과 함께 새로운 ‘국토이용 통합지침’을 운용할 예정이므로 지구단위계획 제도 운영 여건도 대폭 변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새 제도가 본격적으로 운영‧정착된 후, 권한이양에 대한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시행해야 한다.

현재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승인권한이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초기단계다. 경기도의 경우 최초 법정계획인 ‘경기도 종합계획’을 수립 중에 있어 경기도에 의한 광역‧종합 도시성장관리계획에 의해 시·군 계획과 개발을 관리와 감독하는 계획시스템이 본격적인 착수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토이용 통합지침’ 시행에 따른 새로운 도시기본계획 수립 승인이 정착될 때까지 지구단위계획의 권한이양을 유보하고, 경기도 자체에서 도시기본계획이 지구단위계획을 충분히 관리·제어할 수 있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강구된 후 단계적인 이양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용도지역 변경이 없는 일정규모 이하의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부분적인 권한이양을 시행하고, 추후 단계적인 권한이양을 결정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 연구원, 학회 등의 심도있는 연구와 토론을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