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불균형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제도의 목적과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개발연구원은 <분권시대 지방교부세의 발전방향> 연구보고서에서 보통·특별·분권·부동산교부세로 구성된 지방교부세는 각각 도입목적이 상이하고 산정방식이 별도 규정돼 있지만, 중앙정부의 정책 목적과 접근방식으로 인해 배분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부세 배분 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격차 문제는 산정방식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교부세제도를 기능별로 재편하거나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교부세 균형배분의 한계

재정조정제도는 재원보전과 재정형평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필요하나 지방교부세 배분시 균형발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이전제도가 매우 복잡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재정형평성을 왜곡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방정부 재정지출은 분권화되는 반면 세수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지출에서 지방정부의 지출비중 증가는 이전재원으로 충당되고 자체 세수입으로 채우는 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평균적으로 지방정부지출의 절반은 자체 세수입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교부금으로 보전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교부세제도의 도입논리와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지방교부세 제도는 형평성에서 그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 지방세 비중이 높아지면 재정 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에 행정구역을 벗어난 공공서비스의 균등한 접근이 위협받을 수 있다. 지방세 비중이 증가하면 재정불균형을 견제하기 위해 더 많은 정부 간 재정조정교부금을 균형화에 투입해야 한다.

교부세 제도는 지방정부의 세입을 불안정하게 한다. 지방정부의 세입을 안정화시키는 교부금의 기능은 실제로 지방정부 세입 변화폭을 악화시킨다. 불안정 효과는 과세기반이 취약하고 교부금제도가 확대된 나라일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필요사항을 제대로 반영한 교부금제도인 경우 지방정부 세입 변동을 감소시켜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지방교부세 제도는 재정외부성과 과소공급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촉진한다는 이유로 정당화돼 왔다. 그러나 재정외부성의 범위는 제한적인 반면, 교부세 규모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정당성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지방교부세 제도는 부작용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교부금은 각 지방정부를 위한 일반 공동재원으로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교부금은 지방정부의 세수 징수노력을 감소시키거나 지방정부의 지출을 부풀릴 수 있으며, 중앙·지방정부가 자신의 재정부족액과 부채를 늘릴 수도 있다. 교부세제도는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수혜자와 재정부담자의 연계성이 떨어져 책임감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 교부세제도는 취약한 지방재정을 개선함과 동시에 자치단체 재정불균형을 해소하는 두 가지 목적에서 규모를 확장해 왔다. 그러나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재정분권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지방교부세제도 목적과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

재정분권시대 구축을 위한 지방교부세 재정립 방안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 재정현실은 취약하다. 공무원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2010년 137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지방자치 구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왕성한 지역발전과 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방교부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보통교부세와 배분기준과 목적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부동산교부세, 복지관련 분권교부세 항목 등은 보통교부세 제도로 통합하고, 동일한 기준을 중복 산정해 재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현 재정정책 방향은 취약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교부세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역량을 약화시키고 지방분권을 훼손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재정자주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세 비중을 점차 높이고 교부금제도는 이를 보완하는 수준으로 추진해 현재보다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

아울러 국고보조금제도를 제외하고 매칭펀드제도가 일부 작동하고 있는 분권교부세제도 가운데 매칭이 필요한 경우 국고보조금 형태로 환원하고 나머지는 보통교부세 산정기준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산정기준을 개선해 통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교부세제도 중 형평화 기능이 주목적인 것은 보통교부세와 부동산교부세다. 두 제도를 통합·운영하고 특별교부세는 용도를 확대해 지역적 특성과 지리·경제적 구조에 따른 특수수요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특수수요를 특별교부금으로 반영할 경우 보통교부세에 포함된 복잡한 산정기준을 단순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현행 교부금제도를 기능별로 개편하는 것이 재원의 효율적 배분 차원에서 바람직하며 각 교부금제도 산정 방식은 교부금제도를 통합하고 재정비할 경우 제도별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