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최용수 동두천시장이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혐의사실 중 일부를 부인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용수 시장은 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ㅇE&C 대표 이씨에게 시장실에서 1천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씨 주장처럼 유림호텔에서 2천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며 유림호텔에서 만난 적도 없다”고 1심 진술을 번복했다.

최 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3천만원을 받았다고 했던 것은 형제회 사건, 모토조이 건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압박을 받았고, 이에 따른 직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였다”며 ‘검찰 강압수사’에 따른 허위 진술임을 주장해 큰 파문이 예상된다.

최 시장은 이어 “혐의를 인정하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ㅇE&C 대표 이씨는 “2004년 8월 유림호텔에서 최 시장을 만나 차를 마신 뒤,  최 시장이 차에 타자 보조석에 2천만원이 든 종이쇼핑백을 놓았다”며 “거기에 갔기 때문에 유림호텔 구조를 잘 알며 운전기사도 정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한 날짜는 나이 때문에 기억할 수 없고, 조금 환한 시간에 커피숍에 들어가 20분 정도 만났고, 최 시장과 나올 때는 어두워진 시간이었고, 내가 일했던 것으로 기억돼 평일이었을 것이며, 최 시장은 편안한 복장차림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최 시장 변호인은 “최 시장은 관련 사업자와 외부에서 사적으로 만난 적이 없으며 굳이 돈을 받으려 했다면 사람이 많은 유림호텔을 만남장소로 정할 필요가 없었고, 더군다나 평일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캐주얼 복장 차림을 할 수가 없었다”며 “또 이씨가 돈을 건네주었다고 한 당시는 가족의 (예금)변동사항이 없었고 자녀학비 마련을 위해 은행융자를 신청했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 변호인은 계속 이씨에게 “2천만원을 건넨 날짜가 언제냐”라고 물으며 “돈을 준 날짜를 정확히 말해야 최 시장이 그날 무엇을 했는지 증명할 수 있지 않냐? 2천만원이란 큰 돈을 줬는데 메모도 해 놓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1천만원 수수사실과 ㅅ종합건축사무소에 2천500만원짜리 설계용역을 준 것과 관련해서 최 시장은 “ㅅ종합건축사무소와 ㅇE&C가 같은 계열회사인지 몰랐고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며, 2004년 4월 이씨가 시장실에 왔을 때는 업무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았고 이씨가 놓고 간 노란색 대봉투에는 책자가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현금 1천만원이 들어있었다”며 “그러나 당원협의회인 등산회에서 적어도 1천500만원을 내라는 압박 때문에 회비로 내게 됐다”고 해명했다.

ㅇE&C 대표 이씨는 최 시장 변호인 질문에 “1천만원이 든 봉투를 (무엇이 들었는지)구체적인 말 없이 책상서랍을 열어 넣었다”며 “당시 동두천시 일을 맡았던 영업부장에게서 ‘동두천시 직원들이 협조를 잘해준다’는 말을 듣고 고마워 업무추진비에 보태 쓰라고 준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검찰측은 최 시장 심문에서 “1심 때 3천만원 수수사실을 모두 인정했기 때문에 정상참작이 된 것인데 이를 알고 있냐”고 물은 뒤 “2003년 ㅇE&C를 최 시장이 해당 직원에게 알려준 것인지 직원이 최 시장에게 알려준 것인지”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정상참작 된 것은 판결문을 잘 읽지 않아 몰랐으며 평소에 기사 등을 스크랩해서 해당 부서에 줬기 때문에 ㅇE&C도 내가 직원에게 알려준 셈”이라고 답했다.

다음 재판은 3월21일 열리며 이날은 ㅇE&C 대표 이씨와 유림호텔에 동행했던 운전기사 김씨, ㅇE&C 영업부장 등이 증인으로 출두할 예정이다.

이날 최 시장 부인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