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법으로 임시회 소집 뒤 목적 달성한 셈
의정부시가 조례안 처리절차를 무시한 탈법적 행정을 시인하고, 안건으로 상정된 조례안을 철회했다가 다시 접수하는 ‘아마추어리즘’을 보였다. ‘행정학 박사 출신’임을 강조하던 안병용 시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안병용 시장은 지난 6월2일 노영일 의정부시의회 의장 앞으로 제202회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고,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 등을 처리해달라고 안건을 제출했으나 입법예고→집행부 조례규칙심의회→의회 상정 등의 순서를 거치지 않고 의회 상정을 먼저 해 탈법 논란을 일으켰다.
의정부시는 6월2일 의회에 안건을 접수했으나 조례규칙심의회 의결일은 6월8일이었던 것으로 6월17일 강세창 의원의 5분 발언에서 드러나자, 17일 당일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 등 12개 조례안을 철회했다가 곧바로 재접수하는 비정상적인 무리수를 보였다. 탈법으로 임시회를 소집한 뒤 그 임시회를 이용해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의회는 논란 끝에 6월20일 학교급식 지원조례 개정안과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 개정안은 심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시키고, 나머지 안건은 원안 가결했다.
이같은 절차적 하자에 대해 노영일 의장은 “집행부가 임시회 소집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원들이 집행부에 대해 상당한 질타를 하여 경종을 울렸고, 절차적 문제를 바로잡아줬다”고 밝혔다.
의정부시가 이번에 조급증에 걸려 탈법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처리한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은 ▲공무원 정원 24명 증원 ▲부시장 직속의 미래전략기획단 신설(시책 및 정책연구, 전략사업 개발 및 추진) ▲의회 전문위원의 별정직과 일반직 복수직렬 정원을 일반직으로 단수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의회가 이번 임시회에서 처리한 안건은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조례안,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 시세 감면조례 개정안, 환경자원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 개정안, 공중화장실 설치 및 관리조례 개정안, 국가보훈대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 노인복지회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 교통사업특별회계 설치조례 개정안, 통합방위협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 수도시설의 원인자부담금 및 손괴자부담금의 산정·징수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