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의 한 해 성과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각 장르별 우수 창작물을 선정·시상하는 <올해의 예술상> 수상단체 공연 3편이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개관 5주년 기념으로 4월4일부터 9일까지 ‘올해의 예술축제’를 준비했다.
4일 화음쳄버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으로, 5일에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이야기 셋’이, 8일과 9일에는 극단 <미추> 김성녀씨의 ‘벽 속의 요정’이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
2005 올해의 예술상은 문학, 미술,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7개 부문 총 2천여 작품 중 3단계 심사를 거쳐 각 부문 최우수상 1편, 올해의 예술상 4편 등 총 32개 작품이 선정됐다.
이 제도는 예술창작의 활성화를 꾀하고 우수 창작물에 대한 선택과 집중 지원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사업이다.

# 화음쳄버오케스트라(음악부문 최우수상)
4일 오후 7시30분

1996년 창단된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실내악 전문인 이 오케스트라는 레퍼토리가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바르톡, 스트라빈스키, 힌데미트 등 현대 음악가들의 작품을 훌륭하게 연주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응도 대단하다. 국내 클래식 공연으로는 보기 드물게 객석 점유율 81%를 기록했고, 1998년 폴란드 '펜데레츠키 국제음악제'와 2001년 일본 '일본예술제' 개막 연주회 등에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로 초청되기도 했다.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지휘자 없이 4명의 리더 외에 2nd Violin 리더도 멤버들이 교대로 참여한다. 한 사람의 리더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음악적 합의를 도출하는 등 모든 멤버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자연스럽게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일치감을 유도해내는 독특한 리더 그룹 제도로 움직이고 있다.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멤버 모두의 개인적 역량을 마음껏 발휘함으로써 분출되어 나오는 에너지로, 그들만의 ‘다이나믹과 열정’의 고유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기업과 순수예술단체와의 협력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창조를 지향하고 있다.
4일 공연되는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레나데’,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d단조 ‘죽음과 소녀’(말러 편곡) 등이다.

# ‘판소리 이야기 셋’(전통예술부문 올해의 예술상)
5일 오후 7시30분

2001년 창립 이래 국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젊은 국악인들의 모임인 국악뮤지컬집단 <타루>가 짧지만 강렬한 단편-구지이야기, 과자이야기, 조선나이키-을 옴니버스로 펼친다. <타루>는 평균 소리공부 15년차 실력파 소리꾼과 가야금·피리 전공자 등으로 구성됐다.

·수궁가의 동물세계를 능가하는 상상력 만점-과자이야기
일상의 물건들 중에 아이들과 친한 과자와 아이스크림에 생명을 불어넣고 펼쳐 보이는 이야기. 친구를 구출해내기 위한 용기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임을 설파한다. 1인 다역의 판소리 본연의 맛을 달콤하게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남녀평등? 여남평등!-구지이야기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창작의 모티브를 얻어 만든 창작 판소리로,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 차별 받고 있는 남성중심의 우리 사회를 풍자와 해학으로 비판하는 작품. 창작 판소리에 모노드라마 측면을 강화하여 연극적 요소가 주는 재미가 뛰어나고, 중간 중간 등장하는 코러스들의 맛깔나는 연기가 볼 만하다.
·희망고갈의 시대, 꿈과 희망을 다시 묻다-조선나이키
영화 <묻지마 패밀리>의 ‘내 나이키’를 ‘타루식’으로 각색한 작품. 70년대 나이키 신발을 갖고 싶어 하는 한 아이의 해프닝을 극화시킨 작품이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국악가요가 중심이며 돈돌나리 민요, Queen의 노래, 뮤지컬 노래 등을 편곡하여 신나는 리듬과 춤이 즐겁다.

# 김성녀의 ‘벽 속의 요정’(연극부문 올해의 예술상)
8일 오후 3시30분·7시30분
9일 오후 5시

김성녀씨의 ‘벽 속의 요정’은 지난해 6월 PMC프러덕션에서 기획한 여배우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특히 김성녀씨의 첫 모노드라마로 1인 30역을 소화하여 큰 화제가 됐다.

일본 작가 후쿠타 요시유키의 작품인 ‘벽 속의 요정’은 ‘허삼관 매혈기’의 배삼식씨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구성지게 극작했다.
40년 동안 벽 속에 숨어 사는 아버지, 그의 아내, 그의 딸. 아내와 딸의 관점을 오가며 진행되는 ‘벽 속의 요정’은, 조그만 아이였을 때부터 벽 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고 자란 아이가 커가면서 그 요정이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버지임을 알게 되는 딸의 이야기와, 어쩔 수 없이 남편을 벽 속에 숨기며 40년을 살아야 했던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 요정이 어린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잘 맞물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