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최용수 전 동두천시장측이 “우주E&C 대표 이모씨로부터 받은 돈은 3천만원이 아니라 1천만원뿐”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가운데, 법정에서 우주E&C 운전기사의 위증여부를 집중 추궁하는 등 ‘진실공방’이 강하게 벌어졌다.

3월20일 오후 4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최 전 시장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운전기사 김모씨에게 “검찰 진술에서 우주E&C 대표 이씨가 유림호텔에서 만난 사람은 ‘캐주얼 차림의 60대 남자’라고 했는데, 이게 피고(최 전 시장)인지 어떻게 증명하냐”고 물었다.

변호인은 “‘60대 남자가 최용수’라고 명시한 부분도 없는데, 이는 검찰조사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운전기사 김씨는 “어둑어둑해서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최용수씨가 확실하며, 검찰이 ‘60대 남자가 누구냐’라고 묻지 않아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김씨는 우주E&C 대표 이씨가 유림호텔에서 피고(최 전 시장)를 만나 2천만원을 줬다는 시기가 8월이며 ‘오후 5시경 만나 20~30분 뒤 나올 때는 어둑어둑해져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8월은 일몰시간이 7시30분경인데 말이 되냐”고 따졌다.

이어 “조수석 바닥에 2천만원이 든 종이쇼핑백을 보관했다고 했는데, 거액을 그런 식으로 관리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동두천 중앙운수에서 수년간 택시기사로 일해 동두천시내 상황을 잘 알고 있을텐데, 어떻게 문이 1개인 유림호텔을 문이 2개라고 진술했냐. 특히 유림호텔에서 피고(최 전 시장)를 만난 뒤 우주E&C 대표 이씨와 김씨가 등기소 인근 고기집에서 밥을 먹었다고 했는데 현장에는 고기집이 없다”며 위증임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외에도 “최근 폐업한 우주E&C 대표 이씨를 만나고 있지 않냐”며 사실상 ‘위증교사’ 혐의를 강하게 추궁했다.

이에 운전기사 김씨는 “사장님(이씨)이 지병 때문에 병원에 가실 때 가끔 도와주느라 만나고 있을 뿐”이라며 “본인의 검찰진술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최 전 시장의 차종을 묻는 변호인 질문에는 “날이 어둑어둑해 확실하지 않지만 검정색 느낌의, SM5 같은 느낌의 차”라고만 말했다.

최 전 시장은 지난 3월7일 항소심 1차 공판에서 “검찰 조사에서 3천만원을 받았다고 했던 것은 형제회 사건, 모토조이 건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검찰의 압박을 받았고, 이에 따른 직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였다”며 ‘검찰 강압수사’에 따른 허위 진술임을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우주E&C 영업이사 홍모씨와 영업부장 최모씨도 검찰 증인으로 출석해 심문을 받았다.

심문과정에서 우주E&C는 재래시장 비가림시설(캐노피) 공사를 단체수의계약으로 따내기 위해 동두천시에 디자인 시안, 설계도면, 산출예산 등을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주E&C가 계열사인 성종합건축사무소를 급히 개설한 뒤 동두천시의 설계사무소 소개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설계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사실도 밝혀졌다.

또 공사건이 조달청을 거쳐 한국금속협동조합과 단체수의계약으로 진행되면 ‘공사진행에서 공을 들인 기여도’에서 우주E&C가 수주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시장 공사를 공동 수주한 원창과 에덴산업도 우주E&C 계열사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