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보도] 동두천외고·ㅇ건영 아파트 설립과정 의혹 증폭

▲ '불법 건물'로 지목받고 있는 동두천외고 기숙사 건물. 2005년 4월 개교했으나 아직 건축물 등기도 되지 않았다.

동두천시 지행동 동두천외국어고등학교가 애초 동두천동에 설립될 예정이었으나 경기도와 동두천시, 경기도교육청 등 이른바 ‘공직부패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위치를 불법 변경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동두천외고 기숙사는 불법 신축된 뒤 사후 승인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바로 옆에 있는 ㅇ건영 아파트 건설이 특혜성으로 승인됐으며 이 일대 지적도, 도시계획 결정도면, 도·시보 등 공문서가 무더기로 위·변조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동두천외고 위치 불법변경?=2003년 12월8일자 경기도보 ‘동두천 도시관리계획 입안(도권한) 특수목적고등학교(공립외국어고) 일원 용도지역 결정(변경) 조서’에는 ‘외고 신설에 따른 용도지역 변경사유’로 동두천동 376-7번지 8천111㎡(용적률 150%)를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꾸겠다고 적혀 있다. 동두천시도 똑같은 내용을 2003년(날짜 없음) 공고했다.

그러나 동두천외고는 지행동 310번지 일대에 건립돼 2005년 4월7일 개교했다. 이어 경기도 제2청은 2005년 10월 고시를 통해 지행동 264-2번지 일대 8천111㎡(용적률200%)를 외고 기숙사 신축을 위해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꾸겠다고 뒤바꿨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동두천동은 아는 바 없다”고 해명했으며, 경기도 제2청 관계자는 “동두천동 376-7번지는 지행동 264-2번지의, 용적률 150%는 200%의 오타”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2004년 9월 5층 일부 허가, 2005년 8월 5층 일부 및 6층 완공, 2006년 3월 건축변경허가, 2006년 9월 8층 완공 등의 수순을 밟았다.

경기도교육청은 특히 2004년에 용적률과 건폐율을 자연녹지가 아닌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맞춰 설계를 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2005년 경기도 제2청 고시는 아무 이유없이 용적률을 150%에서 200%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건폐율 20%, 용적률 100%로 설계했으나 층수 문제 때문에 용적률을 200%로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학교시설은 법원에 건축물 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무허가’ 건물이다.

◆지적도 및 도시계획 결정도면 위·변조?=문제의 경기도 제2청 고시(2005년 10월)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동두천시가 제시하고 있는 지적도 및 도시계획 결정도면 등까지 위·변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동두천시가 2002년 1월15일 발표한 노선인정 공고에는 동두천외고 앞을 지나는 소로 2-302호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2007년도판 국토지리원 도면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2003년 도시계획 결정도면이라고 동두천시가 밝힌 도면에만 이 도로가 존재한다. 이 도면에는 도시계획도로가 구 도로로 구불구불 연결됐다. 특히 동두천시가 경기도에 제출한 동두천외고 관련 설계도면에는 도로가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다. 한마디로 이 도면 따로, 저 도면 따로다. 현장은 일직선으로 동두천외고 정문 앞까지만 개설되어 있을 뿐이다.

2002년 1월24일자 동두천시 관보(2002-3호)에는 이 도로가 ‘폭 8m, 연장 290m로 신설’되어있다고 표기되어 있다.

▲ 동두천외고 앞에 가로막혀 있는 도시계획도로 소로 2-302호선. 도면마다 위치가 다르다.

특히 동두천외고 기숙사 관련 지역이 2005년 10월 제1종으로 변경됐으나 2003년 도시계획 결정도면에 버젓이 학교부지로 표시되어 있다. 또 2003년 8월1일 이 일대 땅이 미리 동두천외고 도시계획도로로 편입·분할되어 있는 등 뒤죽박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2002년 6월18일 이 일대 땅이 분할되어 학교용지로 편입되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잡혀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편입용지중 상당수가 목씨 일가 및 교육청 이모 장학사 소유인 것으로 나타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ㅇ건영 특혜의혹=ㅇ건영이 동두천외고 바로 옆 지행동 312-5번지에 272세대급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으나, 애초 승인 당시 이 곳은 아파트 사업이 불가능한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었다. 그러나 승인 이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뀐 것과 관련 각종 특혜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초 사업자인 ㄴ건설이 동두천외고 예정지와 겹치는 땅을 2003년경 대거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ㅇ건영 등은 2004년 3월19일 아파트 사업계획승인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동두천시의원 등이 포함된 동두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003년 7월3일 회의를 열고 ‘사업지(동두천외고) 서측 아파트개발계획 사업자(ㅇ건영 등)와 조속한 협의 및 사업지 학교개설시기(후문설치계획 등)와 연계하여 장래 개설예정인 소로 2-53호선을 남측으로 위치변경하라’고 결정했다.

아파트 개발계획 사업자가 서류 신청도 하기 전에 사전 심의를 해주고, 특히 단지내 경유도로인 소로 2-53호선을 남측으로 옮겨 사업성을 증가시켜줬다. 그러나 동두천외고는 현재 후문이 없다.

특히 2003년 12월23일에는 아예 지행동 아파트 부지조성 개발행위허가를 심의해줬다. 엄청난 특혜인 셈이다.

이와 관련 경기북부참여연대는 “동두천 일대 도시계획 공문서 위·변조는 경기도·동두천시·경기도교육청 등 ‘공직부패세력’의 작품”이라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라고 강조했다.  

▲ 2003년 12월8일자 경기도보. 동두천외고가 동두천동으로 둔갑되어 있다.

▲ 2005년 10월 경기도 제2청 고시. 갑자기 동두천외고 부지가 지행동으로 바뀐 뒤 용적률을 200%로 올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변경사유는 기숙사 신축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