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 참가자 “내 2년을 돌려 달라”
- 글로벌 취업자 중 70%가 사실상 백수
- 무책임한 글로벌 취업강요 그만둬야

1.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7일, 고용노동부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노동부가 진행하는 글로벌 취업지원 사업이, 사실은 글로벌 지옥 경험사업이라며 사후관리도 전혀 되지 않는 글로벌 취업강요는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덕 의원이 국감 장소에서 공개한 글로벌 취업 지원자들의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2. 홍희덕 의원은 국정감사 이전에 노동부로부터 2010년 글로벌 해외취업자 목록을 받아 이메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노동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글로벌 취업지원 사업을 통해 2011년 8월 말 현재 취업자는 2143명이었다. 이 중 메일 주소가 유효하지 않는 것은 무려 400개가 넘었다. 노동부의 해외 취업자들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 조사시작부터 드러났다고 홍희덕 의원은 지적했다.

3. 홍희덕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답변자(총100명)의 69%가 현재 미취업 상태이고 취직한 31%에서도 연수받은 직종과 동일한 직종은 12%에 불과했다. 또한 해외 취업 이후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의 사후관리는 응답자의 86%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4. 또한, 취업자들의 연수만족도는 만족이 21%, 불만족이 49%로 연수의 질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해외 취업자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했던 해외 알선업체들에 대한 평가 역시 불만이 65%로 전반적으로 알선업체들의 부실함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해외로 나가기 전 노동부에서 진행하는 사전 설명 역시 불만족이 43%로 만족한다는 응답 21%의 두 배 이상이었다.

5. 아래는 국정감사장에서 홍희덕 의원이 소개한 글로벌 취업자들의 사연이다.

6. 김지수(가명)씨는 2010년 글로벌취업지원 사업을 통해 외국의 한 호텔에 최종 합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서둘러 준비해 해당 국가로 갔고 이제는 제대로 일하게 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지수씨가 맞이한 현실은 끔찍했다. 아무런 설명 없이 6개월 동안 기다리기만 했다. 결국 지수씨는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귀국해서도 해외 취업알선 업체에서는 “매니저가 휴가를 갔다.”, “에이전시에서 답변을 주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만을 들었다. 결국 지수씨는 중간에 매니저가 교체되어 합격을 취소한다는 황당한 말을 들어야 했다.

7. 이민정(가명)씨가 겪은 일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 민정씨는 “이제 정부에 항의하기도 지쳤다.”며 냉소적으로 이야기했다. 정부가 청년 실업률은 낮추기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민정씨는 정부와 노동부에게 “젊은이들의 시간과 비용을 그런 식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엉망진창인 이 사업은 청년들의 기대와 꿈을 산산조각내고 있다.”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8. 해외에서 IT 강좌를 수강한 최민석(가명)씨는 8개월 간 수업이 있었지만, 컴퓨터도 없는 교실에서 외국인 강사가 프리젠테이션(PPT) 자료만 가지고 수업을 했다고 폭로했다. 나머지 4개월 간은 아예 수업도 없이 자습만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민석씨는 현재 미취업 상태로 “결국 시간과 돈만 날린 상태가 되었다.”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9. 고재용(가명)씨는 개인뿐만 아니라 자신과 함께 지원한 기수 전체가 피해를 보았다고 증언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취업알선업체에서는 “어디든 취업해서 증면서류를 보내주면 80만원을 보내주겠다.”고 하면서 한국산업인력공단에는 제발 투서를 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한다. 재용씨는 당시에 “이 사업을 추진한 산업인력공단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자신과 같이 피해본 참가자들이 상당수”일거라고 이야기했다.

10. 정범식(가명)씨는 해외 현지에 채용되는 경우, “한국과는 다르게 현지국가의 노동법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들을 호소하고 시정을 요구할 만한 기관도 전무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중간에 특강 형식으로 방문한 대사관, 노동부 소속 공무원들이 “취업 후, 사용자와 발생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조언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11. 채명자(가명)씨는 “말이 해외 취업이지 인턴으로 일하는데, 인턴은 1년 쓰고 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해외 현지의 고용주들은 값싼 인건비로 1년마다 한 명씩 계속 인턴을 바꾸며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자신과 함께 일했던 한국인 12명이었는데, 결국 이런 현실 때문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만에 대부분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조금만이라도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12. 국정감사에서 홍희덕 의원은 이렇게 심각한 사례는 훨씬 더 많다고 지적하면서, “고용노동부는 우리 청년들을 해외로 보낸 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이채필 장관을 질타했다. 또한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대신 출석한 이사에게 “사후관리가 이렇게도 안 되는데 지난 5일 산하기관 국감에서 이사장은 사후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답변했다.”며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의 거짓말 역시 강하게 비판했다.

13. 이명박 대통령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며 청년들에게 취업의 눈을 해외로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홍희덕 의원의 폭로로 글로벌 취업은 새로운 희망이 아니라 글로벌 ‘지옥’임이 드러났다. 홍희덕 의원은 “청년들의 소중한 2년을 글로벌 지옥으로 강요하는 글로벌 취업사업은 당장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14. 반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 채, 실태파악을 하겠다며 대책 언급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 추진으로 시작된 글로벌 취업지원 사업이 사실상 청년들의 고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 앞에 고용노동부가 어떤 획기적 대책을 세울지 사업 참가자들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