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발견․수색작전에 참여했던 선배들의 초빙강연과 현장설명을 통해 확고한 안보의식 다져

제1땅굴 발견 37주년이 되는 11월15일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육군 제25보병사단에서는 땅굴을 발견하고 수색작전에 직접 참여했던 주인공 10여명과 사단장을 비롯한 사단 장병 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과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장병들의 안보의식을 다지고 더욱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다짐하기 위해 마련된「Remember 제1땅굴」행사가 그것.

사단은 그동안 제1땅굴 발견일인 11월 15일이 되면 제1땅굴과 관련된 내용으로 장병 정신교육을 실시해 왔지만 이번처럼 땅굴을 발견하고 수색작전에 직접 참여했던 주인공과 현역 장병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땅굴발견 이후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행사는 1부 초빙강연에 이어 2부 땅굴 도보답사로 진행됐다.

먼저 오전 10시 30분부터 실시된 초빙강연에는 당시(1974. 11. 18) 땅굴을 수색하다가 북한군이 설치한 폭발장치를 건드려 부상을 입은 예비역 소령 박광호(63세, 경북 김천, 당시 수색 중대장, 보국훈장)씨가 ‘제1땅굴 발견과 교훈’라는 주제로 강연을 실시했다.

“37년 만에 사단을 찾아 후배 장병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박광호 씨는 37년 전에 자신이 주도했던 땅굴 내부 수색작전의 생생한 설명과 함께 “겉으로는 평화의 제스처를 하면서도 적화통일을 위해 땅굴을 파고 내려온 북한의 이중성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들은 수색대대 한민수 일병(21)은 “적은 휴전선 너머가 아닌 우리와 살결이 맞닿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오늘 강연을 가슴에 잘 새겨 나 또한 제5땅굴 발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빈틈없는 수색작전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수색대대 임종훈 일병(22)은 “땅굴 발견과 수색작전에 직접 참여했던 선배님들의 강연을 통해 북한의 이중성과 한반도 공산화 목표달성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북한의 실체를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땅굴 도보답사에서는 제1땅굴을 최초로 발견한 구정섭(63세, 제주시, 당시 해룡연대 수색중대 선임하사, 예비역 상사, 을지무공훈장)씨와 함께 작전에 참여했던 예비역 전우 10여명, 육군본부 땅굴 탐지과장(대령 윤석담)등 육군의 땅굴탐지 전문가 4명, 사단장을 비롯한 장병 20여명이 땅굴 발견 현장에 직접 방문하였다.

특히, 최초 땅굴 발견자 구정섭씨는 후배 장병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528km를 비행기로 날아와 증언하였으며, 함께 작전에 참여했던 예비역 전우들도 당시의 작전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구정섭씨는 “내가 땅굴을 발견한 것은 땅굴이 반드시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후배 장병들도 북한은 절대 변하지 않았고, 반드시 어떠한 형태로든 도발할 것이라는 경각심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974년 11월 15일 오전 7시 35경 DMZ 수색작전 중이던 사단 수색중대 소속 구정섭 중사 등 9명에 의해 발견된 제1땅굴은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국민안보 교육 목적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오다가 1988년 이후 일반인 공개가 중단돼 이번에 23년 만에 민간인 손님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