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 예비후보 “내 서명 아니고 기억도 안난다”

의원직을 사퇴하고 4.11 총선 의정부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민주통합당 박세혁 전 경기도의원(의정부 제3선거구)이 지난 2008년 보궐선거 때 ‘중도사퇴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 서약서가 발견됐다. 그러나 박세혁 전 의원은 “내 서명도 아니고 기억 나지도 않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박세혁 전 의원은 4.11 총선을 3개월 앞둔 지난 1월11일 도의원직을 사퇴했다. 이 때문에 4월11일 의정부 제3선거구 경기도의원 보궐선거가 동시에 진행된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008년 6.4 보궐선거 때 신곡1~2동, 장암동을 선거구로 하는 제3선거구에서 경기도의원으로 처음 당선됐고, 2년 뒤인 2010년 6월3일 지방선거 때 같은 선거구에서 재선됐다. 그러나 임기를 시작한지 불과 1년6개월만에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무책임 불신정치를 양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08년 6.4 보궐선거 당시 ‘재보궐선거비용 환수운동 경기네트워크’에 제출된 박 전 의원 명의의 ‘재보궐선거 재발방지를 위한 서약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재보궐선거비용 환수운동 경기네트워크는 6.4 보궐선거 당시 ▲재보궐선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일체의 불법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것 ▲당선 이후 시민과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하여 의(행)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중도사퇴하지 않을 것 ▲본인의 원인제공으로 인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될 경우 모든 선거비용을 책임질 것 등 3개항이 담긴 서약서를 후보들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 재보궐선거비용 환수운동 경기네트워크가 공개한 ‘재보궐선거 재발방지 서약서’. 사진은 박세혁씨.

이 때 서약서를 제출한 후보는 ▲서장원 차상구 조용성 이병욱 포천시장 후보 ▲김경호, 김순영 경기도의원 후보(의정부 제2선거구) ▲박세혁 경기도의원 후보(의정부 제3선거구) 등 7명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세혁 전 의원 명의의 서약서는 ‘이번 2008년 6.4 재보궐선거는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이후 전국적으로 4번째 치르는 재보궐선거다. 사망 등의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불법선거로 인한 당선무효와 총선 출마를 위한 중도사퇴가 재보궐선거의 모든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세 번의 재보궐선거에 이미 전국적으로 300억원이란 막대한 주민세금을 낭비하였으며, 이번 6.4 재보궐선거는 전국 52개 선거구에서 약 217억원의 선거비용이 낭비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주민복지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값진 세금이 소수의 원인제공자들로 말미암아 불필요한 재보궐선거 비용으로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재보궐선거의 문제는 비단 세금낭비 뿐만 아니라 정치불신과 대표성 상실 등 풀뿌리 민주주의를 크게 훼손시키며 시민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고 있다. 문제의 원인제공자는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이에 본인은 재보궐선거 재발방지를 위해 시민 앞에 다음과 같이 서약한다.’며 위 3개항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은 것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 박세혁 전 의원은 “내 서명과 도장이 아니고, 전혀 기억나지도 않는 일”이라며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게 정치인데, 시민들과의 약속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서약서 같은 것을 작성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보궐선거비용 환수운동 경기네트워크 이홍우 대표는 “그 서약서는 박세혁 선거 캠프에서 팩스로 전달받은 것”이라며 “세상에 조작이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한편, 박세혁 전 의원은 2002년 6.13 지방선거 때 신곡2동 기초의원으로 당선됐으나 2004년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1년6개월여만에 시의원직을 버린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2004년 6.5 보궐선거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