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며, 시간이 더디게 감을 원망하고만 있진 않은가 걱정이 된다. 나 역시 같은 시간을 지내왔기에 지금의 심정을 조금을 알 것도 같다.

하지만 이 부대는 나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늘 싫은 소리만 하는 것 같았던 선임병들도 힘들 때 나의 고민상대가 되어 주었고, 늘 바쁘고 멀게만 느껴졌던 간부님들도 좋은 일과 슬픈 일을 함께 공감해 주며 나를 성장시켜 주었다. 

군대 와서 느낀 점의 하나는 ‘말의 힘’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말은 주문(呪文)과 같은 힘이 있어서, 내가 뱉은 그대로 이루어지더라. 

지금 네가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을 매일 쏟아내면, 그것은 곧 주문이 되어 너를 부정과 두려움에 가두어 버리지만, 조그만 행복도 매일 곱씹어 말하면, 그 역시 주문이 되어 너를 행복하게 할 거야. 2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그냥 보내지 말고, 행복의 주문을 외우며 자기의 성숙과 성장을 위한 시간으로 보내길 바란다.

늘 행복의 주문을 외우며 알차게 보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아가길 바란다.

- 2년 동안 행복했던 선배 전우가 

위 편지는 전역을 일주일 앞둔 병장이 사단으로 갓 전입 온 이등병에게 보낸 편지다.
 
  지휘관의 성공 메시지

육군 72사단은 지난 2월부터 전역을 보름 앞둔 병사들을 대상으로 매월 2회『소중한 추억, 밝은 미래』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 행사는 전역을 앞둔 병사들이 군 생활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군복무에 대한 자긍심으로 사회 진출 후에도 육군의 서포터즈로서 우리 군과 관계를 유지하게 하기 위하여 추진하게 되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육군에서 강력하게 추진해 오고 있는 ‘강한 친구 홍보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행사는 하루 동안 진행되는데, ‘지휘관 성공 메시지’ 를 전달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이 시간은 부대의 각 대대장이 돌아가면서 진행하는데, 지휘관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군복무가 개인과 국가에 있어 가지는 의미, 그리고 군 생활과 사회생활의 연계성에 대한 조언이 주 내용이다. 

그리고 ‘중대장이 보내는 편지’가 전달된다. 약 2년 동안 가장 가까이서 지켜 본 중대장이 전역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편지 봉투가 전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전해진다. 편지에는 전역을 축하하는 동시에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중대장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로 진출하는 중대원이 더욱 큰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당 병사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낱낱이 적고 있다. 그야말로 지휘관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다.

박영광 병장!

네가 전역을 한다는 게 중대장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구나. 다른 병사들의 전역을 많이 지켜봤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시원섭섭하구나. 아마 딸 시집보내는 어머니의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 너는 다른 어떤 병사보다도 우수한 능력을 가진 것이 있어. 바로 친절함이야.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지. 물론 네가 성실하고 누구보다 노력한다는 것도 알아. 그렇지만 난 너의 그 친절함, 그리고 그것이 묻어 있는 인상을 정말 닮고 싶구나……. 

중대장의 편지를 받아본 박영광 병장(23세)은 “중대장님이 나를 이토록 관심 있게 보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 한 통의 편지로,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이 제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깨닫게 되었습니다.”며 숙연해졌다.

민주시민으로 가는 길

다음은 ‘민주시민이 되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예비군 훈련과 최신 취업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예비군 훈련은 목적과 지침을 소개한 뒤 실제 시행되는 훈련은 부대에서 제작한 동영상을 중심으로 설명이 이뤄지며, 취업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각 단체에서 제시한 유망 직종에 대한 자료를 종합하여 제공한다. 

그리고 2년 동안 생활하며 느낀 것을 바탕으로 ‘부대 발전을 위한 제언’을 자유롭게 하는 시간을 가진 뒤, 사단에 전입 온 신병에게 띄우는 ‘이등병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 이 편지는 바로 사단의「전입 신병 집체교육」시 ‘선임병과의 대화’ 시간에 낭독된다. 갓 전입 온 신병들에게 군 생활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용기를 주는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오후에는 사단 전차중대로 이동하여 우리 군의 주요 전력인 전차에 대한 소개를 받고 전 요원이 직접 타보며 ‘강한 친구 대한민국 육군’의 면모를 더욱 가까이서 느끼는 시간을 가진다. 다양한 직책에서 바쁘게 복무하다 보니 2년 동안 우리 군의 주요 장비 및 전투력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이러한 시간을 마련하게 되었으며, 사실 참가자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소중한 추억, 밝은 미래!

사단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끝으로 행사는 종료되지만 이들이 함께 보낸 하루는 온라인 상에서 이어진다. 중대장의 편지를 읽고, 이등병에게 편지를 쓰고, 전차를 타고, 지휘관과 기념 촬영한 모습을 부대가 운영하는 카페(올림픽 전우회)에 탑재하여 전역자들이 군생활의 추억을 되살리고 애대심을 키우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부대는 앞으로도 매월 2회씩 전역자를 위한 「소중한 추억, 밝은 미래」행사를 가져 ‘화려하지는 않지만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