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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강제송환, 북 압박이 해결책일까
고승우/미디어오늘 전문위원
  2012-03-09 18:20:55 입력

탈북자는 북으로 강제 송환해선 안될 난민인가, 경제적 문제로 국경을 넘는 불법 월경자인가?

탈북자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크게 부상하고 있다.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가 2만명을 넘어설 정도여서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탈북자 문제가 최근 한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유엔 등에서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미국도 청문회를 여는 등 큰 이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취해온 대북강경책으로 남북 당국간 관계가 완전 단절되었지만 북미간 대화국면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또한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과 겹치고 있다.

북미간 문제나 탈북자 문제 등은 그 뿌리가 한반도 분단과 직결되어 있는 상황으로 단숨에 해결을 보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기적으로 단계적으로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자세가 아니면 좀체 견해차를 좁히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의 태도는 중국 쪽에 당장 해답을 내놓으라는 식이다. 한국 정부는 장기적 과제인데 단기적 과제인양 성급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가 국내외에서 탈북자 문제를 공론화하자 중국 정부는 “탈북자는 경제적 문제로 국경을 넘는 불법 월경자”라는 종래의 입장만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탈북자 문제에 대한 태도는 북한과 조율을 거친 것으로 수정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제3차 북미간 해빙 무드 속에서 강화되는 한국의 탈북자 문제 부각 움직임은 미묘한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3월2일 서울에서는 방한한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에게 이명박 대통령과 김성한 외통부 장관은 한 목소리로 탈북자 문제에 대해 중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한국측이 요구한 것은 중국 외교장관의 직무 범위를 뛰어넘어 중국 정부가 결정할 사항에 속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중국 외교장관에게 즉답을 요구하는 식의 태도를 보인 것은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가 그런 점을 모르고 있었다면 큰 일이지만 만약 선거를 의식하거나 국내 보수세력 결집과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그런 제스처를 취했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다.

탈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과 북한간의 확고한 합의에 바탕을 둔 것으로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북한을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현재의 남북 정부간 관계를 더욱 냉각시키는 효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간 협상이 진전을 보이는 상황에서 탈북자 문제를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등이 거론하면서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탈북자 인권문제 등에 초점을 맞춘 시각에서 보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다 해도 탈북자 문제가 한반도 분단이라는 큰 문제에서 파생된 것이고 남북은 군사적으로 대립 상태라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 남한과 미국의 관계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매우 복합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탈북자들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보면 배고픔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 비극적 현상이다. 탈북자는 주로 중국과 북한 접경에 위치한 함경도 출신이 가장 많고 30~40대 여성이 다수로 북한 주민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북한 이탈 동기는 경제적 이유가 압도적으로 1990년대 중후반에는 절박한 생존의 동기로 탈북하는 ‘기아 모면형’이 많았고 2000년 이후로는 보다 나은 삶을 찾는 ‘기획 탈북형’이 많다. 탈북자들은 최근 남한 정착보다 난민으로 이민허가를 받아 미국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탈북 동기인 배고픔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빚어진 현상이다. 어느 점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판이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탈북자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제3자가 국면 전환을 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제한적인 방식으로 탈북자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해결책이 상책이라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 탈북의 동기인 배고픔을 덜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측 정부는 국제기구 등이 북한 식량난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수년전부터 대북 식량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있는데 이런 점이 북한 주민의 탈북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살피고 대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인다.

모든 것은 시기가 중요하다. 지금은 탈북문제의 큰 원인인 분단과 대립을 해소하고 북 주민의 경제적 어려움의 크고 작은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 대처해야 하는 때다. 탈북자가 난민인지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큰 틀에서 분단을 넘어 평화통일의 길을 찾고 노력하는 것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다. 지금은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서 평화통일로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2012-03-09 18:34:07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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