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의원 등「한미 FTA 졸속타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는 5월 21일 2시 국회정론관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 논의 및 협정문 공개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비상시국회의 의원들은 ‘불균형·독소조항 삭제 없는 재협상 논의, 정부는 한미 FTA 무효화를 선언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의 신뢰감 있는 행동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비상시국회의」의 정성호, 류근찬, 권영길, 김태홍, 김낙성, 심상정, 김재윤의원은 현재 미국은 의회와 이해 당사자가 협상을 주도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기에 주력한 반면, 한국은 협상과정 내내 국민의 의견수렴 절차나 동의를 구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며 국회가 요구하는 자료의 조속한 제출을 요구하였다.

또한 “미국의 재협상 의사 표명은 협상 상대국인 한국에 대한 독선적인 태도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은 불균형 독소조항인 ‘최혜국 대우’ ‘지적 재산권’ ‘역진방지 조항’ ‘투자자-국가소송제도’등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생정치준비모임, 비상시국회의 등에서 한미 FTA 협상 졸속 타결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정성호 의원은 “FTA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농업분야 등 국내 피해에 대한 심층적 검토와 현실적인 지원대책도 없이 미국중심의 불균형한 협상이 졸속 체결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한미 FTA 졸속타결을 반대하는 국회 비상시국회의>

불균형·독소조항 삭제 없는 재협상 논의,
정부는 한미 FTA 무효화를 선언하라

지난 15일 미국은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발언을 통해 ‘신통상정책에 기반한 한미 FTA 재협상의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내용의 수준을 떠나, 미국의 재협상 의사 표명은 협상 상대국인 한국에 대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태도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FTA 협상기간 동안, 협상내용의 균형성과 협상에 따른 양국의 상호발전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협상 내용만 보더라도 이번 한미 FTA협상은 미국 중심의 불균형성과 비합리성이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나아가 미국의 재협상 의지 표명은 FTA협상이 미국의 이익에서 벗어나면 언제든지 강대국의 지위를 통해 협상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행 우리의 노동법이 ‘복수노조’, ‘실업자 노조가입’,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등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노동/환경권 강화 요구는 노동자들에게 유리하고 재벌에게는 부담스러운 소위 ‘진보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일 미국이 노동/환경 기준 강화요구를 소위 ‘진보적이고 보편적 가치’에 따라 요구한 것이라면, 미국은 불균형 독소조항인 ‘최혜국 대우’, ‘지적 재산권’, ‘역진방지 조항’, ‘투자자-국가소송제도’, 불균형적 법개정 사안 등의 철회, 괴멸직전의 우리 농업과 의약품 분야 협상 무효, 개성공단 상품인정, 섬유시장 얀 포워드 폐기 등의 또 다른 ‘보편적 가치’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독소조항 개정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조차 않고 있다. 이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가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한국 국민들의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국 산업의 이익’에만 충실하려는 전형적인 미국의 패권적인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대한 우리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규탄한다.
협상 직후, 정부는 ‘재협상 절대불가’를 천명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서서히 말바꾸기를 통해 ‘양국 균형론’을 제기하면서 ‘재협상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정부의 ‘재협상 절대불가’ 방침은 일면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단호한 자세를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기존에 타결된 굴욕적이고 망국적인 한미 FTA 협상이 우리 국민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대단히 위험한 착각에 근거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가 기존의 ‘재협상 절대불가 원칙’의 태도를 바꿔서 ‘균형론에 입각한 재협상론’을 솔솔 피우며 또다시 ‘말 바꾸기’를 자행하고 있는 것은 결국 이미 굴욕적으로 타결된 협상을 미국의 일방적인 재협상 요구에 따라 더 굴욕적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밖에 판단이 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국민과 약속했던 협정문 공개마저 미루고 있다.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반드시 국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협정문을 공개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협정문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며, 국민들을 일방적인 홍보의 대상으로만 전락시키고 말았다.
이에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는 오만과 독선,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점철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 논란과 관련하여 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정부는 국회가 요구하는 모든 자료를 즉시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미국의 재협상 의지표명 과정이 미 의회/행정부/이해당사자들 간의 민주적 협의를 통해 진행된 반면, 우리의 경우 오히려 정부가 민주적 협의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는 점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알맹이 뺀 자료의 편법 제출로 국회와 국민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협정문의 핵심인 통합협정문, 상품양허안, 서비스유보안 및 교환된 부속서한 등을 포함한 협정 전문의 한글본과 정부가 참고한 모든 영향평가 자료들을 즉시 국회에 제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는 독소조항 삭제위한 전면적 재협상이 아니라면, 즉시 협정 무효화를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 정부가 미국의 재협상 의지표명에 대해 취해야할 태도는 ‘불균형적인 한미 FTA 협상’의 수세나 우리의 민주주의를 향상시킬 ‘노동/환경권’의 개선을 반민주적인 의지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재협상 요구 여부와 무관하게, 정부는 즉시 ‘독소조항’ 등에 대한 전면 개정 재협상을 미 측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전면적인 재협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정부는 과감히 협상의 원천무효를 선언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회와 국민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도록 시간끌기식 정보제공과 국민의 눈과 귀 막기식 홍보를 전개해왔다.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는 이러한 정부의 반민주적 독단성을 막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보다 더 세밀한 한미 FTA 협상문 분석과 미래 우리국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밝혀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는 기존 정부의 밀실/졸속협상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밝혀내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추궁해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운명과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정부의 신뢰와 책임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7. 5. 21

한미 FTA 졸속타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