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6월은 5월에 이어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한 한 달이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낮추는 신민당이 2차 총선에서 승리했음에도 스페인 은행부실 문제로 시장 상승을 이끌지는 못했다.

그리스 총선 이후에도 국제적 공조와 통화의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채 G20 정상회담, FOMC 등의 이벤트가 열렸으나 의미있는 해법이 도출되지는 않았다.

다만 6월28~29일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국가들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합의 도출에 성공했다. ECB 주도의 단일 은행감독체계를 설립하고 ESM의 은행권 자본 직접투입을 허용하는 등 큰 틀에서 보면 유로존이 단일 통화를 도입한 이래 가장 큰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향후 추진 과정에서 재차 충돌의 가능성이 남아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국의 제조업 관련 경기지표가 2개월 연속 하락하자 인민은행은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시장은 인민은행의 조치를 2008년과 같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아닌 미세조정으로 받아들이며 큰 호재가 되지 못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지표 하강도 두드러졌는데 6월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는 -16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 -5.8포인트를 크게 하회했다. 다만 미국 주택관련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부동산 경기 회복은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알렸다.

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중국 경기의 턴어라운드 시점이 늦어지고 있으며 경기둔화의 강도도 강해지고 있다. 유럽 역시 위기 대응을 위한 각국의 합의가 계속 지연되고, 건전했던 미국 경기마저 고용회복이 둔화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며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시가 어느 정도의 지지력은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글로벌 경제의 위험과 경기둔화가 상당 부분 선반영되었고, 유로존 위기도 원론적인 합의로 파국으로 갈 가능성은 낮아졌다. 특히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부진한 편이나 이미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와도 주식시장의 맷집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고점 대비 유가가 30% 가까이 내렸고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이탈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나 실물경제에는 분명히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상방과 하방도 베팅하기 어려운 지지부진한 장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의 일보 진전은 환영할 일이나 경기둔화 및 기업 실적 부진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7월 중순 이후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기대감보다는 긴장감을 갖고 있다.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며 미국 및 한국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 예상치도 하향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다행히 미국 주택지표는 바닥을 확인하며 나아지는 조짐이다. 향후 실물경기의 자생력을 확인하는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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