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양주적십자 푸드뱅크 박영주 회장의 하루는 식료품 지원업체로부터 음식을 받아오는 일로 시작된다.
빵과 라면, 과자, 조미료, 밑반찬, 생활필수품 등을 얻기 위해 인근 의정부, 동두천을 포함해 지원자가 있다면 지방으로까지 안 가는 곳이 없다.
장애dls시설, 아동보호시설, 독거노인 등 세끼 식사는 가능하더라도 군것질 거리가 부족한 이웃들이 많아 ‘푸드뱅크’ 사업을 2002년부터 시작하게 됐다는 박회장이다.
85년부터 적십자봉사회 활동을 시작한 박회장이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게 된 이유는 청각장애인인 자녀 때문이다. 딸이 다닌 장애아 특수학교에서 만나게 된 아이들을 보며 온정을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저마다 처한 환경이 달라요.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보면서 내 아이같이 돌봐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이어졌네요. 작은 힘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이러한 마음이 모여 봉사문화가 형성되면 제가 없더라도 제 아이가 세상 사는데 편안해 질 것 같은 작은 기대를 갖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박회장에게는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자신의 것을 나누는 일이 꼭 행복한 일만은 아니었다.
“자손은 있는데 보호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아요. 혜택 못 받는 부분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한번은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게 먹거리를 전해드렸다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적도 있다. 도움을 주면 자식들이 안 돌본다는 둥 잘 사는 자식이 있다는 둥.
하지만 자식이 있던 없던 ‘먹을 게 없다’는 당사자의 말을 직접 듣는 박회장은 곤란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주위의 만류로 음식을 전달 하지 못하고, 매일 나와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를 피해 차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지나간 적도 있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봉사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그 마음이 커진다는 박회장.
“양주시 푸드뱅크가 자리잡혀 가도록 기반을 닦아놓고 싶습니다. 후배 봉사자들을 양성하고 싶고요.”
오늘 하루도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꿈을 향한 박영주 회장의 발길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