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관련 종합발전계획이 “졸속으로 입안되고 있다”며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북부시민포럼(공동대표 홍을표 염석호 이상훈)은 5월29일 동두천시청 기자실에서 '반환 미군 공여지 개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포럼은 성명서에서 "특별법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해당 지자체별로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등 공여지 반환 이후의 개발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기대와 희망에 크게 부응하지 못하는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포럼은 "50여년간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희생과 인내를 강요당했던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제는 정부가 공공사업에 활용되는 반환공여구역을 무상양여해야 한다"며 "정부는 종합발전계획 입안시 벌률을 준수하고 가칭 '반환미군공여구역 민관위원회’를 설치하여 해당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포럼은 또 "지자체별 백화점식 개발을 지양하고 경기북부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블루오션 용도의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특히 생태환경계획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공여구역과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 및 복구비용도 전액 국비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을표 대표는 "한반도의 분단과 조국의 통일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평화도시를 동두천시에 전액 국고보조로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며 "향후 특별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 및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성호 국회의원(양주·동두천)과 경기도 제2청은 지난 5월20일 현행 미군특별법의 미비점을 점검하고 개정이 필요한 사항들을 검토해, 오는 6월 임시국회 때 개정안을 상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 미군 공여지 개발에 대한 성명서(전문)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이하 특별법)의 제정으로 경기북부 지역이 ‘소외의 땅’에서 ‘기회의 땅’으로 변화되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50여 년간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희생과 인내를 강요당해왔던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은 이제 정부가 그간의 희생에 대한 보상을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최근 특별법의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지역경제회복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해당 지자체별로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등 공여지 반환 이후의 개발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우리의 기대와 희망에 크게 부응하지 못하는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1. 수십 년 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지역발전의 정체와 불편을 감수하였던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볼 때,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원책이 매우 미흡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별법을 보면, 반환 공여구역을 도로, 공원, 하천 등으로 조성할 경우에만 매입보조비로 60-80%를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개발계획은 5년 거치 20년 상환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해당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볼 때 이러한 지원책은 주민의 삶의 질과는 거리가 먼 난개발이나 무분별한 민자 유치 개발로 이어져 지자체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 명약관화한 현실입니다.

일례로, 동두천시의 경우 매입 예상 비용이 3조500억 원이나 되는데, 동두천시 1년 예산이 1천 700억여 원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도로, 공원, 하천 등의 공공용지도 전체의 30%만 허용될 전망이어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로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전액 중앙정부의 부담으로 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기지나, 새로 미군기지가 이전해가는 평택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보면서 수십 년간 국가안보에 희생되어온 경기북부 지역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십 년 전 삶의 터전을 헐값에 수용하여 미군에게 무상으로 공여한 정부가 이제 와서 천문학적인 토지 매입비용을 지자체에 떠넘기고 극히 일부만 지원하겠다는 발상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경기도 지역 기초단체장들이 이미 요구한 바와 같이, 공공사업 에 활용되는 반환공여구역의 무상양여, 특별법의 실효성과 사업의 효율성을 위한 특별회계설치 및 특별법 개정을 통한 반환공여구역 개발의 실질적인 지원 그리고 주한미군 공여구역 중 지속적으로 공여되는 구역에 대한 형평성 있는 지원 대책(군산 직도 사격장의 사례와 비교)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정부의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을 엄중히 요구합니다.

‘소외의 땅’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광역교통체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반환공여지 주변지역 개발계획에 따른 광역교통대책이나 도로 건설 등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확대하여 이 지역이 낙후에 대한 보상 차원은 물론 향후 남북교류와 통일을 대비하는 경기북부 지역의 국가 균형발전 차원의 지원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또한 국립대학이나 국립연구소 이전 등을 통한 우회적 지원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2. 종합발전계획이 시민 참여의 단계도 거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입안되고 있습니다.

이전 계획만 발표되었을 뿐, 반환 일정이나 방법도 미정이고 오염치유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행자부는 각 지자체에 종합계획안 제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공여지 주변지역부터 먼저 개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부분적, 단편적 개발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선 기본계획을 받은 후에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충분히 심의하겠다고는 하지만, 입안단계부터 시민 참여가 봉쇄된 채 마련되는 기본계획이 얼마나 충실한 계획으로 연결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본계획 단계에서부터 시민 참여 구조를 만들어 충분히 심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종합적인 안목에서 지역개발사업과의 균형과 조화를 이룬 가운데 친환경적 개발 개념으로 계획이 수립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법의 시행령에는 지원도시 사업구역의 범위가 330만 제곱미터인  경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었는데도 뚜렷한 이유없이 법률상의 절차를 생략했으며, 종합계획의 수립에서도 주민 및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해당 지자체장의 의견을 반영하게 되어 있는데도 이를 등한시했습니다.

종합발전계획에 지역 주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은 최근 경기도내 자치단체장들이 공공용지 무상양여 등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심지어 특별법 제정을 주도한 국회의원도 평택 지역 지원조항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선언한 사실로도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군기지 주변지역들의 지난 50여 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내해 온 것을 올바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크게 기대하는 바입니다.

정부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서 발생한 불필요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댓가를 치루지 않기 위해서는 이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하여 해당 지역의 주민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장들과 국회의원도 나선 마당에 특별법의 시행과 개정에 대한 주민 의사를 반영키 위한 “반환미군공여지역 민관위원회”(가칭)를 설치할 것을 정부에 제안합니다.

3. 지자체별 백화점식 개발을 지양하고 경기북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블루오션 용도의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생태환경계획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이미 기본계획 단계에서 지자체별로 백화점식 개발 계획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별로 주거, 산업, 관광, 행정타운 등 다양한 기능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어 있고, 지역별 지구별 공여지 활용 계획의 특성화 부분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사실상 동일 기능이 산재되어 있어 지자체별 경쟁이 과열되고 계획적 난개발이 예상됩니다. 이를 중앙정부에서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나 지역 세수 증대 차원이 아닌 경기북부 전체를 새롭게 변화시킬 블루오션 용도로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개발계획에 따른 도시기반시설 공급계획을 중앙정부에서 신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반환 미군 공여지는 녹지지역이나 양호한 산림지역, 그린벨트 지역에 해당하는 면적이 많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반드시 생태환경계획을 도입하여 개발계획에 반영시켜야 합니다.

특별법 시행에 따라 기초자치단체는 공여구역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기초조사를 실시하여 환경오염 및 예방대책을 수립해야 하나 현재까지 조사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한 세부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이 지역이 난개발에 따른 심각한 환경오염 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공여구역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 비용도 특별법 제정의 취지에 맞게 조사 및 복구비용은 국비로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4. 경기북부에 한반도의 분단과 조국의 통일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평화도시를 건설해야 합니다.

기존의 특별법 내용이 담고 있는 소극적 보상을 넘어 국가의 지향점이 담간 미래의 도시를 이곳에 건설하는 것이 특별법이 담아내야 할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보상입니다. 미군공여지의 대부분이 있었던 경기북부의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하여, 분단의 극복과 평화의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상징하고 담아내는 평화도시를 동두천에 건설할 것을 제안합니다.

시 전체의 42%가 미군공여지인 이 도시를 상징성 있는 도시 공간, 도시 건축을 도입하고 랜드마크적인 상징물로 평화공원을 조성함과 아울러 분단의 역사와 동족상잔의 비극 그리고 남북통일 및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배우고 준비하는 대규모의 교육 및 체험학습장으로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 세대의 교육과 학습을 위한 개발 유보지도 설정해야 합니다.

평화도시 이외의 반환공여지에 건립되는 건축물도 미적 감각이 상실된 획일적 공간으로 꾸미기보다 평화도시의 상징성을 확대하는 도시 공간, 상징물을 도시건축에 도입하여 지역의 얼굴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여 경기북부를 평화와 통일이라는 광역적 문화 동질성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평화도시의 건설과 각지의 반환공여지의 평화공원 조성은 전액 국고보조로 조성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입니다.

경기북부지역을 유기적인 광역생활공동체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적 과제를 모색하고자 지난 해 12월12일 창립한 경기북부시민포럼은 창립세미나에서 미군 공여지 개발계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법 개정 등 대안을 제시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간 우리의 노력으로 반환미군공여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포럼은 반환미군공여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뜻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정부에 이상의 뜻을 전달할 것이며, 아울러 필요하다면 특별법 개정을 위한 주민토론회 및 세미나, 그리고 나아가 특별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입니다. 이상의 사항이 정부 정책에 시급히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기대합니다.

2007년 5월 29일

공동대표 홍을표 염석호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