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오염된 땅 그냥 돌려받을 수 없다” 강력 반발

미군으로부터 환경오염 치유가 끝났다고 통보받고 반환받은 의정부시 금오동 미군부대 캠프 카일이 여전히 오염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는 “한국정부의 환경주권 포기”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6월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이 국회 환경청문회를 앞두고 최근 미군으로부터 반환절차가 완료된 파주시 캠프 에드워드와 캠프 하우즈, 의정부시 캠프 카일을 현장조사했다.

캠프 에드워드 땅에는 기름층이 여전히 1m나 존재하고 있었다. 캠프 하우즈에서는 기름탱크 66개중 51개에 기름이 남아있었다.


캠프 카일에서는 기름층이 21㎝로 나타났다. 특히 창고에는 프레온가스를 불법처리한 냉방기가 70여대 쌓여 있었고, 폐석고보드와 유리섬유가 가득차 있었다.

이와 관련 경기북부평화연대, 희망찬 파주연대, 반환미군기지문제해결 홀링워터전면공원화 의정부시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14일 오전 10시 캠프 에드워드, 오후 2시30분 캠프 카일 앞에서 “오염된 땅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의 환경주권을 무시하면서 제대로 된 정화 없이 미군기지를 반환하기까지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냐”며 “정부는 이런 심각한 문제를 은폐하면서 주한미군에게 주권국가에 걸맞는 아무런 대응조차 못하고 있고, 오히려 공여지특별법 절차를 무시하며 반환미군기지 활용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반발했다.


또 “캠프 에드워드는 기준치보다 TPH 24배, 아연 6배 초과하는 토양오염이 발견되었고 지하수 기름띠 두께가 2m40cm에 이른다. 캠프 하우즈는 기준치보다 TPH 55배, 아연 14배, 납 9.7배, 카드뮴 2.4배 초과하는 심각한 토양오염이 발견되었다. 캠프 카일은 기름띠 두께만 약 5m"라며 “조사대상이 아닌 의정부시 캠프 에세이욘은 지하수오염기준을 865배나 초과한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80%가 넘는 국민들이 미군기지 환경정화의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국회는 청문회를 통해 반환기지 환경정화 협상과정 전모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 열린 의정부시 캠프 카일.

▲ 시민단체가 의정부시 캠프 카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반환미군기지 환경청문회 현장 검증에 즈음한 기자회견문<전문>

환경정화 없는 미군기지 반환 규탄
“우리는 오염된 땅을 돌려받을 수 없다!”

오늘 우리는 주한미군이 수 십년 사용하다 오염된 채 반환해버린 기지 앞에 서있다.
주한미군은 주둔 이래 많은 토지를 기지와 훈련장으로 사용하였고 SOFA 체결 후 4억3천만평의 미군 공여지가 7천만평 가량으로 줄어든 지난 35여 년 간 주한미군은 아무런 환경정화 없이 공여지를 반환해왔다.

주한미군의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이의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활동으로 2001년 SOFA가 개정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미군기지는 당연히 미군이 깨끗이 정화하고 반환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환경정화 없이 반환된 기지 앞에서 미군의 책임 있는 정화를 촉구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의 환경주권을 무시하면서 제대로 된 정화 없이 미군기지를 반환하기까지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막대한 정화비용이 국민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 상황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의 합의, 미국과의 약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민들의 건강과 삶을 위협할 수 있는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실태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이 그나마 조치하겠다는 8개항의 이행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기지들이 반환되고 있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반환미군기지 환경문제에 대한 협상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 면밀히 검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기로 결의하고 오늘 반환된 미군기지 현장을 조사한다.

국회의 이 같은 결정은 국민들의 안전과 환경주권을 위한 당연한 결정이며, 이에 대해 정부 부처는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국회의 공식적인 청문회 발표 이후 면밀한 환경 조사를 위한 자료요청에 대해 국방부와 관련 부처들은 미국과의 약속을 이유로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어 청문회를 방해하고 있다.

어제(13일) 춘천 캠프 페이지 환경오염 조사 결과와 치유에 대한 정보공개 관련 항소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위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한미간 협상에 지장을 주거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며 정보공개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한다고 두 차례나 판결했는데도 국방부가 나서서 정보공개를 차단하고 현장조사나 청문회를 방해하는 것은 월권이며 입법부와 사법부를 모두 우롱하는 행태이다.

오늘 현장 조사는 미군기지가 얼마나 심각하게 오염되었는지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알리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철저하게 숨겨온 미군기지의 오염 실태를 그대로 드러내 이 문제의 심각성과 미군의 무책임을 알리기 위함이다. 국방부와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오염이 심각했던 기지들 중 지속적인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했고 현재에도 기지바깥에서 오염 징후가 보이는 기지들을 중심으로 현장 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현장조사를 진행할 파주 캠프 에드워드의 경우 기준치보다 TPH 24배, 아연 6배 초과하는 토양오염이 발견되었고 지하수 기름띠 두께가 2미터 40cm에 이른다. 캠프 하우즈는 기준치보다 TPH 55배, 아연 14배, 납 9.7배, 카드뮴 2.4배 초과하는 심각한 토양오염이 발견되었다. 의정부 캠프카일은 기름두께만 약 5미터로 성인 평균신장의 3배 가까이에 달했지만, 작년 국회의원 현장방문을 거부하며 주한미군의 환경오염범죄를 은폐하였다.

이것은 비공개로 일관한 한국정부의 조사 결과이며, 캠프 에드워드나 하우즈의 경우 기지바깥으로 오염이 확산되어 지역 주민들이 오염사고에 대한 고발과 대책 수립을 촉구해온 곳이다. 한편, 조사대상외에 의정부 캠프에세이욘은 지하수오염기준을 865배나 초과한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보고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런 심각한 문제를 은폐하면서 주한미군에게 주권국가에 걸맞는 아무런 대응조차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공여지특별법 절차를 무시하며 반환미군기지 활용계획를 추진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천문학적인 세금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에 우리는 현장 조사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우리는 오염된 땅을 돌려 받을 수 없다. 미국은 반환 미군기지를 한국법에 따라 철저하게 정화한 후 반환하라!
- 국회는 반환미군기지의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환경오염 실태를 낱낱이 밝혀내고 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라!
- 국방부는 반환미군기지 환경 조사와 협상에 대한 일체의 자료를 공개하라!
- 현장조사 대상 기지들뿐만 아니라 반환된 모든 기지들에 대한 민관 합동 정밀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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