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입로 없이 공사…승인조건 미실시
꽃동네주민, 제2청·주공·의정부시 고발

▲ 비좁은 금오주공 진입로. 교행차량으로 도시가스관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대한주택공사가 주진입로 없이 아파트를 짓고, 사업승인계획 미완료 상태에서 입주까지 강행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경기제2청은 이같은 주공의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눈감아주고 있어 논란이다. 이와 관련 꽃동네 주민들은 이번주중 제2청과 주공, 의정부시의 문제점을 지적한 진정서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이다.

진입로 개설=주공은 2001년 12월27일 경기도로부터 의정부시 금오동 산39-2번지 일대에 463세대 규모의 금오2지구 아파트단지 사업승인을 받고 공사를 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주진입로가 없는 상황에서 공사차량이 4m 정도 되는 좁은 길(일명 그린마트 길)을 지나다녀 각종 민원을 야기시켰다.

주민들은 지금도 “주공 입주에 따라 갑자기 늘어난 차량으로 통학로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가슴이 조마조마하다”며 제2청과 주공, 의정부시의 늑장공사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 길에 있는 토성빌라 도시가스관이 교행차량에 파손돼 7시간이나 가스가 배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주공은 현재까지 진입로를 개설하지 못한 채 “토지주들과 협의가 거의 끝나가는 단계이며, 사업시행일인 올해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주공이 추진중인 진입로는 6m 넓이의 소로 3-199호선(그린마트 앞길)과 12m 넓이의 중로 3-64호선(KCS아파트 앞길)이다. 주민들의 고통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말까지도 해결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463세대의 경우 주진입로는 8m 이상이어야 사업승인이 가능해, 주진입로를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한편, 의정부시는 자체 사업인 중로 3-64호선 연장길(천보식당 앞길)에 대해 “내년 6월쯤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공원=제2청은 주공 사업승인 당시 어린이공원 조성을 허가조건으로 내세웠으나, 현재까지 부지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공은 “의정부시와 위치 등을 협의하고 있지만, 어린이공원 조성시기는 상당히 지연될 것 같다”고 밝혀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제2청은 “곧 토지수용 절차에 들어갈 것이며, 협의매수가 안되면 강제수용 할 방침”이라고 말해 주민들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사전입주=이같이 사업승인계획이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공은 지난 8월5일 자체 사용검사를 끝내고 아파트 입주를 강행해 말썽이다. 제2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기반시설 등 사업계획이 완료된 이후 입주하는 게 맞다”며 “우리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공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선 시군에서는 “민영아파트의 경우 주진입로 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을 입주시킨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진정서 접수=이와 관련 꽃동네 원주민들은 “그동안 행정관청과 주공측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추진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임대주공 토지수용 등 건설승인과정, 공사과정, 입주 등 사용승인과정의 불법사항을 밝히고,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보장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이번주중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