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인사적체에 시달리던 의정부시에서 한봉기 자치행정국장이 4월4일 명예퇴직원을 제출했다.
1955년생인 한봉기 국장은 전직 김문원 시장 시절이던 2004년 6월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래 9년 가까이 국장 자리를 두루 역임한 ‘장수 국장’이다.
한 국장은 4월5일 ‘공직을 떠나면서’라는 편지글을 의정부시청 공무원들에게 발송했다.
한 국장은 편지에서 “오늘 전 34년간 정들었던 공직을 떠나려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놀라실 분들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가슴 속에 품어왔던 생각임을 고백합니다. 후배들의 길을 터주려고 명퇴한다는 입에 발린 소리는 안하겠습니다. 어차피 닥칠 정년이란 굴레를 앞당긴 것뿐이라는 얘기도 안하렵니다. 그냥 이 순간이 결단을 내려야할 시간이 아닌가 하는 마음 속의 울림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 국장은 “34년 공직의 길을 겪어 오면서, 정년퇴임이든 명예퇴임이든 수많은 선배님들의 퇴임인사를 들어왔습니다. 어떤 이는 후회하고, 어떤 이는 원망하고 또 어떤 이는 감사하는 인사말을 하더군요”라면서 “저는 지난 34년간 월급을 줘 무사히 자녀들을 교육시킬 수 있었고, 집도 한 칸 장만할 수 있었으며, 많은 선배·동료·후배들과 보람 있게 공직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아낌없이 베풀어준 조직에 감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의 무거운 책임감도 알지 못하면서 일생에 딱 한번 합격한 시험으로 평생을 무탈하게 지내왔다는 생각에 부담스런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몸이 아픈 아내를 돌보며 여행도 가고, 여유롭게 책도 읽으면서 인생 후반기를 보내려 합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또 “여러모로 미흡한 제가 조직과 지역발전의 걸림돌은 아니었나 하는 죄책감과 더불어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묵묵히 따라와 준 후배님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라고 감사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