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대형 화학공장의 집진기화재시 화재방어 기본원칙을 지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막은 사례입니다.

당시에는 진압대장·작전담당 등의 직제가 없이 내근계장들이 순번으로 당직자로 지정되어 주·야 화재현장 지휘를 하였습니다. 당직 당일 새벽시간에 시화공단의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대형공장의 공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인 집진기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현장 도착 후 철판구조의 집진기를 파손하여 화재진압을 시도하였으나 집진기 원리상 철판이 여러 겹으로 구획되어 있어 물이 내부로 침투되지 않고 방수 자체가 오히려 공기를 공급해주어 내부에 있는 휠터용 탄소덩어리의 화세가 더욱 커졌습니다.

그래서 대장들을 소집하여 회의한 결과 2층 높이에 설치된 집진기 하단부의 맨홀 뚜껑을 열어 바닥으로 쏟아지는 불붙은 탄소덩어리에 주수하여 진화하기로 하고 공장의 종업원에게 맨홀 뚜껑을 열도록 지시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작업진행 중에 맨홀 뚜껑을 잘못 조작하여 완전 개방되면 10여톤의 불이 붙은 탄소덩어리에 의해 작업 중인 종업원과 주변의 동료들이 불 속에 묻혀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고, 화학제품들이 주변에 산재하여 대형화재·폭발로 확산될 수도 있어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조치를 강구하였습니다.

집진시설이 2개의 타회사와의 담장 사이에 위치하여 포위협력이 불가능하여 당해 회사에 관창2구, 인접한 타회사 담장에 각각 관창2구씩 배치하여 방수준비를 시키고 맨홀 뚜껑을 개방할 당회사의 종업원과 주변 관창수 모두에게 방열복을 착용토록 하였습니다. 타회사까지의 관창 포위배치와 부족한 여러벌의 방열복을 소방서에서 운반하여 진압요원 모두에게 착용토록 하는데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만, 보람있는 작전이었습니다.

집진기 구조를 잘 아는 회사 종업원이 사다리를 타고 2층 높이의 집진기 하단 맨홀 뚜껑을 조심히 열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화재가 발생한 집진기 하단의 맨홀 뚜껑이 굴곡이 져서 무리하게 힘을 가할 수밖에 없었고 뻑뻑하던 맨홀 뚜껑이 한꺼번에 열리면서 10여톤의 불붙은 탄소덩어리가 한꺼번에 밑으로 쏟아져 맨홀 뚜껑을 열던 종업원이 묻혀버렸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6구의 관창이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방수를 함과 동시에 불덩어리 속에 묻힌 종업원을 끌어낼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화학제품들과 위험물로의 연소확대를 막을 수가 있었고요. 현장에서의 안전관리는 작전시간이 지체되더라도 기본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교훈(유의할 사항)

1. 현장에서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안전수칙, 기본원칙은 준수하여야 합니다.
2. 방열복을 포함한 안전장구들은 항상 휴대하여 출동하고 사용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하여야 합니다.

소방활동 위험경험 사례집
의정부소방서-문예샘터 업무협약
(외상후 스트레스 예방 및 문예진흥을 위한 업무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