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피해 교무실서 체벌…“그냥 맞아주죠 뭐”

“교사가 때린다고 요즘 학생이 맞습니까?”
교사 체벌이 사회문제로 불거지자 최근 한 TV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가 체벌의 필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교육현장에서는 체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다. 체벌의 강도보다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체벌로 인해 모욕감을 느낀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핸드폰 카메라로 문제의 체벌현장이 폭로되는 경우가 많아지자 카메라 감시(?)로부터 자유로운 곳으로 학생을 불러내 체벌하는 교사도 등장하고 있다.

양주시 한 중학교 A학생(여·3년)은 얼마전 선생님에게 매를 맞았다. 이 때 교사는 A학생을 교무실로 불렀다. 학생들의 ‘몰카’를 의식해 교실이 아닌 곳으로 불러낸 것이다.

“머리카락을 귀로 넘기지 않은 게 맞을 일인가요? 선생님이 손으로 뒤통수를 때렸어요. 체벌 이유와 방법이 떳떳하지 않으니까 선생님도 몰카를 의식하고 우릴 따로 불러내는거죠.”
A학생은 이어 “아픈 것 보다는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맞아 억울하고, 뒤통수를 맞다보니 얼굴이 앞으로 튕겨나가 자존심 상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요즘 텔리비전에서 선생님들이 몰카가 두렵다고 하는데 사실상 학교 안에서는 몰카를 찍을 수 없다”며 “꼭 몰카 때문만은 아니지만 수업중 통화를 막기 위해 교실에서 핸드폰을 걷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뒤통수 맞는 게 그리 기분 나쁜 일도 아니다”면서 “교문 앞에서는 뒤통수를 맞지만 학교 안에서는 같은 선생님께 뺨을 맞는다”고 덧붙였다.

의정부시 한 고등학교 B학생(여·3년)과 친구들도 ‘핸드폰 카메라 때문에 교사들이 이유 없는 체벌을 할 수 없지 않냐’는 질문에 “선생님들에게 잘못 보이면 우리만 손해인데, 차라리 한대 맞고 1년만 참지 뭣하러 일을 크게 벌이냐”며 “몰카를 촬영하면 뻔히 티가 난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저와 제 친구가 교무실에서 떠들었다고 무조건 때렸어요. 근데 정말 저랑 친구들은 안 떠들었거든요. 맞을 이유가 있다면 억울하지도 않죠. 일방적인 체벌이 기분 나쁘지만 저만 당하는 것도 아니고…. 졸업하면 그만인데 그냥 한대 맞아주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