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에 총성이 멎은 지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육군 25사단은,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 중 이름도 생소한 나라의 자유를 위해 60여 년 전 전쟁에 참전한 美 참전용사들에게 보은(報恩)하고, 혈맹으로 맺어진 인연이 후대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발전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기 위해 28일(화) 사단 사령부(경기도 양주시 남면 신산리)에서 네바다전초 전투 상기행사를 개최했다.

이 날 행사는 주한미군사령부 작전참모부장 샴포우(Champoux) 중장(진)을 비롯한  6‧25참전용사와 유가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사단 사령부에서 치러진 행사는 美 국가 연주, 전투약사 및 기념사 보고, 추모예배로 이뤄진 기념식을 시작으로 군악대와 의장대, 연천군 국악협회의 사물놀이 공연을 통해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당시 전투에 참가한 참전용사 찰스 스턴 씨는“지난 60년 전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며“자유와 평화를 위해 참전한 우리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 참가한 김강웅 소령은“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바다전초 전투는 1953년 3월 26일부터 30일까지 판문점 동북방 16km 지점인 현(現) 연천군 장남면 매향리 지역인 네바다 전초(베가스 전초, 레노 전초, 카슨 전초)를 방어 중이던 美 해병 제1사단 제5해병연대가 전초진지로 침공한 중공군 제120사단을 격퇴하기 위하여 전개한 방어 전투이다.

이 전투에서 美 제5해병연대는 3월 26일 밤 중공군의 기습적인 공격을 받고 베가스 전초와 레노 전초를 상실한 후, 제7해병연대 1개 대대와 포병 및 공군의 지원 하에 역습을 감행하였으나 되찾지 못하였다.

이에 미군은 레노 전초 탈환을 일단 보류하고 베가스 전초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목표를 탈취하였으며, 그 후 중공군이 3일 동안에 걸친 재공격을 감행하였으나 끝까지 베가스 전초를 확보하고 중공군제120사단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이 전투에서 중공군의 사상자 수는 1,3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美 해병 부대도 118명이 전사하고 801명 부상에 실종 98명의 손실을 입었다. 베가스 전초는 가히 피로써 지켜진 고지였다.

후에 美 제25사단은 美 해병 제1사단으로부터 책임 지역을 인수하여 터키 군을 배속 받아 치열한 격전 속에서도 이곳을 끝까지 사수해냈다.

한편, 오는 7월 캘리포니아 美 해병대 공원에 6‧25전쟁 영웅인 해병마(馬)‘아침해(상사)’동상을 설립하며 영웅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아침해’는 1950년 신설동의 경마장을 달렸던 말이다. 마주(馬主)인 김경문 씨는 전쟁 중에 지뢰를 밟고 한 쪽 다리를 잃은 누나의 의족을 만들어 주기 위해 美 해병 제1사단 제5해병연대 무반동화기소대 에릭 피터슨 중위에게‘아침해’를 250달러에 팔았다.

이후 6‧25전쟁 말기에 투입된‘아침해’는 네바다전초 전투에서 단 한 번의 길 안내를 받은 뒤 혼자서 하루 동안 51회 고지를 왕복하며 탄약과 포탄을 실어 날랐다. 이 5일 간의 전투에서 총 56km, 386회 왕복하였고, 무려 4t의 탄약을 공급하였다. 말 한 마리가 해냈다 하기엔 가히 경이로운 성과였다.

사선(死線)을 넘나든‘아침해’는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 퍼플하트훈장, 선행장, 미국대통령표창, 유엔종군기장, 한국대통령 표창 등 5개 훈장을 받고 1957년 중사로 진급하였으며, 1959년에는 상사로 진급하였다.

1960년 퇴역한‘아침해’는 1968년 20세의 나이로 사망하자 미군에서 정식으로 군 장례식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