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 적어봅니다.

때는 1998년 겨울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포천은 의정부소방서 관할이었습니다. 지금도 포천은 공장 밀집지역이 많지만 그때에도 가산면에는 공장이 많았습니다. 회천센터에 기관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화재출동 접보 후 포천과 양주의 경계인 투바이 고개를 넘어 가산면 화재현장으로 출동하였습니다.

출동 중 플라스틱 제조공장이라는 무전을 청취하였지만 늘 그러하듯이 현장에 도착 즈음에는 불은 다 꺼지고 귀소하라는 무전이 오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현장으로 갔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예상과는 달리 화재는 범위가 상당히 넓고 4개동이 전소 중이었습니다. 현장 도착을 알리고 현장 지휘차 대원의 안내로 차량 부서 후 화재진압을 실시하였습니다.

문제는 차량 부서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차량을 정차하는데 차량 앞으로 아마도 공장 관계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맨발에 마치 춤을 추는 자세로 제자리에서 뛰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급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러는구나 생각하고 보조 브레이크까지 채우고 차량에서 하차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관원의 신발은 현장에 도착하여 호스전개 및 방수 후에야 방수장화로 갈아 신고 있습니다.

방수를 실시하고 차량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이상하게 걸음이 느려지고 발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발을 내려다보니 단화가 쪼그라들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놀라서 얼른 물기가 없는 곳으로 피하고 신발을 벗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나의 두 발은 화상을 심하게 당했을 겁니다.

문득 조금 전 춤을 추던 사람이 생각나 쳐다보니 이미 쓰러져 신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동료에게 알리고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였습니다. 원인은 화재로 플라스틱 제조품이 녹아 물처럼 흐르는 곳에 차량을 정차했던 것입니다. 신발은 이미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지요.

■교훈(유의할 점)
1. 현장 도착시 차량부서 및 진입에 위험요소는 없는지 살펴야합니다.
2. 화재 현장의 특성(제품)을 미리 생각하고 대처해야겠습니다.

소방활동 위험경험 사례집
의정부소방서-문예샘터 업무협약
(외상후 스트레스 예방 및 문예진흥을 위한 업무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