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창 동두천시장이 지난 4월27일 제16대 시장으로 취임한지 다섯달도 안돼 냉혹한 첫 시정능력 시험무대에 서게 됐다. 바로 동두천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방산업단지(피혁·염색단지) 폐목재연료 열공급시설 설치를 둘러싼 격렬한 반대 움직임 때문이다.
동두천시민들, 특히 산업단지 바로 옆에서 살게 될 신창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삶의 질과 재산가치 하락, 사기성 분양 등의 문제를 내세워 연일 동두천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단지 옆에 아파트 인허가를 해준 동두천시에 궁금증을 보이고 있으며, 아파트 옆 산업단지와 석탄야적장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폐목재연료 열공급시설 설치를 반대하고 있음은 당연지사다.
동두천시는 염색조합과 열공급시설 설치업체인 (주)엘콘파워 사이의 순수하고도 자율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보면 동두천시가 이 사업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동두천시는 지방산업단지 운영 이래 사상 최초로 생산시설(염색공장) 부지를 지원시설(열공급시설)로 용도변경할 방침이다.
그동안은 생산시설은 생산시설, 지원시설은 지원시설로 명의만 변경해왔다. 인허가 기관인 경기도는 “동두천시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관리 기관인 동두천시의 의지를 강조했다. 동두천시가 열공급시설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세창 시장도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어떤 측면에서는 부정적이지만, 긍정적인 측면은 굴뚝 열개를 하나로 줄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이라며 “어차피 공장마다 가스 때면서 열개에서 오염물질 나오던 것보다 한개로 통합이 돼 나가면 나을 수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일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시민과의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민주적 절차를 밟고 있느냐는 것이다. 다수 시민 모르게 일을 추진하는 것은 독선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자칫 영상산업단지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
오세창 시장은 4월27일 취임사에서 “시민들의 아픔을 해결해주는 해결사 노릇을 충실히 하며,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역설했다. 불과 다섯달도 안돼 오 시장은 시련을 겪게 됐다. 신창아파트 712세대가 입주하기도 전에 동두천시 홈페이지는 엄청난 민원폭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아파트 때문에 지방산업단지를 옮긴다는 일은 쉽지 않다. 아파트 인허가를 철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여기서 발생되는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동두천시는 열공급시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대가 폭풍전야다.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는 상황에서 오세창 시장의 시정능력이 처절하게 검증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