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23일 두 사람은 화해의 포옹을 했다. 그런데 이틀만에 무슨 일이?

이른바 ‘백석천 사건’이 경기도와 의정부지역을 뒤흔들고 있다. 경기도의회 의장을 예우하지 않는 의정부시의 의전 방침에 이어 또다시 볼썽사나운 일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행사 때마다 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축사 기회를 배제하고 있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11월20일 ‘백석천 주차장 철거 및 지하주차장 준공식’에서 “국비는 20억원, 도비는 빵원, 그래서 백석천 생태하천 공사가 어렵다”고 말을 내뱉었다.

이에 김 의장은 “전혀 보고 받은 바 없다. 도의원들이 도대체 일을 안했다는 거냐. 공개석상에서 국회의원들은 예산을 주고 도의원들은 안준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11월21일 ‘의정부지역 도의원 일동’ 명의의 안 시장 비판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자 안 시장은 11월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에 대한 명예훼손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김 의장이 도의원들의 이름을 도용해 언론을 기망했으며, 의정부시장과 공무원들을 욕되게 했다. 모두를 속인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김원기, 김영민 도의원은 김 의장 성명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내게 밝혀왔고, 신광식 도의원 역시 내게 ‘김경호 그 자식 나쁜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1월26일 신광식 의원은 “11월22일 안 시장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길래 나는 분명히 ‘성명서에 동의했다’고 말했는데, 안 시장이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냐. 내가 ‘김경호 그 자식 나쁜 사람 아니냐’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안 시장이 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안 시장이 왜 나를 끌어들이냐. 웃기는 사람이 사기 치고 있다”고 반발하는 등 ‘백석천 사건’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여기서 지역정가는 왜 안 시장이 11월25일 기자간담회는 물론 간부회의(구내방송 송출)에서도 유사한 발언을 내뱉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다름 아니라 사태악화를 막기 위해 11월23일 민주당 문희상 국회의원, 김민철 의정부을 위원장, 시·도의원들이 회동을 했고,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 시장과 김 의장이 ‘화해의 포옹’을 했기 때문이다. 불과 이틀만에 무슨 대단한 일이 벌어졌다고, 안 시장이 ‘난데없는 도발’을 했는가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두 사람은 자타가 공인하는 내년 의정부시장 선거의 민주당 예비주자들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고, 눈에 보이는 새누리당 후보들과의 견제나 경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볼썽사나울 뿐이다. 특히 안 시장은 불과 이틀 전 포옹까지 하며 화해를 했으면서도, 도데체 무슨 정신으로 김 의장을 ‘부도적한 정치인’으로 몰아세우며 난도질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제라도 두 사람은 의전 문제, 측근 빼가기 작업, 인격 폄하 발언 등에 따른 케케묵은 감정 따위는 훌훌 털어버리고 통큰 정치를 해야 한다. 의정부시와 경기도의회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이 계속 싸움박질 하고 있으면 피해는 선량한 시민들이 보게 된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불쾌하다. 얼굴 가득 신나게 웃음 짓는 사람들은 오로지 경쟁 정치인들 뿐이다.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