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5일 아침, 졸린 눈을 애써 비비고 일어나 의정부보훈지청으로 향했다.
오늘은 지청 직원 모두가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7시 50분까지 지청에 모인 직원들은 미리 준비한 먹을 것을 버스에 싣고 몸도 실었다.
간단한 인원 체크 후 출발한 버스는 서울외곽순환도로에 진입하였고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 판교 인터체인지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달렸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관람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점차 그치는 비와 간간히 내리쬐는 햇살로 인해 기대감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의정부지청을 출발한 지 채 2시간에 되지 않아 목천 톨게이트에 진입한 차량은 이내 독립기념관으로 접어들었다.
멀리 보이는 큰 기와지붕의 랜드마크가 여기가 바로 독립기념관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

버스에서 하차하니 이미 여러 지청의 직원들이 도착해 있었고 나는 청주지청과 수원지청의 동기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며 독립기념과 투어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청장님께서 도착하신 후, 우리는 독립기념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고 드디어 가이드의 인솔 하에 독립기념관 투어를 시작하였다.

참으로 숙연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자리였다.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의 애국애족 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기도 하였지만 일제의 잔학상 등을 보여주는 너무 네거티브적인 전시물에는 오히려 혐오감이 들 뿐, 나라사랑의 마음을 가지기가 힘들었다.

어느 직원은 ‘독립기념관에 와서 좋은 감정을 가져야 하는데 무거운 마음만을 가지고 돌아간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차라리 좀 더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전시물들이 많았다면 아이들에게도 유익하고 좋은 기분을 가지고 독립기념관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모든 관람을 마친 후 원형 극장에서 약 20분간의 시청각 프로그램을 보았다.
360도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영상물은 환상적인 체험이었으나 콘텐츠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감각의 프로그램 제작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독립기념관을 둘러보았더라면 정말 좋았겠구나 하는 아쉬운 느낌을 가지고 발걸음을 돌린 우리는 유명한 병천 순대를 먹으러 아우내 장터로 갔다.

이미 도착해 있던 남부보훈지청 직원들, 그리고 우리가 오고 나서 합류했던 목포보훈지청 사람들과 어울려 맛있게 순대국과 순대로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천안삼거리 휴게소에 들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도 사기도 하였고, 아침 일찍 일어난 탓에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는 계속 졸기도 하였다.

역시 천안을 출발한 지 채 2시간이 못 되어 의정부지청에 도착하였고 각자 작별 인사를 나눈 후 해산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행사는 국가보훈처 직원들에게 보다는 독립유공자나 그 후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면 대국민 홍보에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다음에 다시 한 번 개인적으로 독립기념관을 방문하여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모든 관람물을 둘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