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가 의정부시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점들을 파헤치고 개선시키겠다며 의욕 넘치게 용역·시설관리공단 및 예술의전당·환경자원센터 실태조사 특별위원회(특위·위원장 김시갑)를 구성하고 2개월 가량 활동한 결과가 9월19일 공개됐다.
특위는 애초 “김문원 시장의 독선행정을 척결하겠다”며 “김 시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결국은 김 시장을 출석시키지 못한 채 결과 자체도 변죽만 울리는 상황이 됐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우려했던 온정주의와 적당주의, 성과주의, 한탕주의, 인기영합주의로 운영돼 오히려 지방자치를 벼랑으로 내몬 반역사적 행위의 주인공들이 됐다.
특위는 그동안 언론과 시민들이 의혹을 제기했던 내용에 대해 윤곽을 잡고 상당부분 실체적 진실에 접근한 성과를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이 ‘결과 없는 결과’를 용인해줄 수는 없다. 통렬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시민들의 기대를 일거에 길거리에 내버린 잘못도 용서를 구할 대목이다.
우리는 이같은 용두사미식 결과의 원인이 오로지 정당정치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의회 의원과 특위 위원들 대다수가 한나라당 출신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김문원 시장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고도 보지 않는다.
의원들이 원칙과 소신 없이, 진실을 만천하에 알리고 개선하려는 의지 박약이 중요한 원인이다. ‘뭐하러 특위활동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곱씹어봐야 할 일이다. ‘의원 활동 한번이면 족하다’는 심정으로 시민의 대의기구임을 대외에 보여야 한다. 김 시장 수하들로 보인다면 한심하다.
9월19일 김문원 시장이 특위활동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때 본회의장에서 보여준 행동은 의회로서는 ‘치욕의 날’로 규정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