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경찰, 재발 막기 위해 순찰 강화

▲ 사건 현장 근처 골목. 대낮에도 통행인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마을 분위기는 평온했다.

수업을 마치고 재잘거리며 돌아가는 아이들의 얼굴이나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사건의 충격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 주민은 “주위에서 쉬쉬하여 모르는 사람도 많다. 무슨 좋은 일이라고 크게 떠벌리겠느냐”고 말을 피했다.

지난달 26일 양주경찰서는 13세 미만 성폭력 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이모(45)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시경 양주시 남면 주택가 골목에서 A(6)양을 비롯 지난 5월부터 4명의 여자 어린이들을 강제 성추행했다.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양주경찰서가 신설돼 자체 범죄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말 이후 양주에서 이런 사건은 처음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은 죄질이 괘씸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면서도 “양주 성범죄는 전국 성범죄 비율중 0.0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추행을 한 자는 강간, 상해, 살인, 치사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직장 등 사회에서 낙오되어 동등한 조건의 이성을 상대한다는 자신감이 없는 일부 범죄자는 욕구충족의 수단으로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이번 남면 성추행사건의 피의자도 직장을 잃은 뒤 장기 무직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다행히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 부모의 용기였다. 피해자 부모는 사건 발생후 경찰에 신고하고 직접 수색까지 벌여 형사들이 범인을 체포하는데 기여했다.

인터뷰를 거부한 부모는 전화상으로 “다른 경우에도 범인을 직접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쉬쉬했다면 제5, 제6의 범죄가 계속 발생됐을지도 모르는 일.

사건 이후 현재 남면파출소와 인근 학교는 서로 협력하여, 선생님들이 귀가를 지도하고 경찰은 등하교길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남면초등학교 채수억 교감은 “사건 예방을 위해 선생님들이 학부모와 조를 짜서 순찰하고, 등하교길 지도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더 이상 똑같은 사건이 발생되지 않아야 한다며 신경을 바짝 쓰고 있는 분위기였다.

중요한 것은 피해 어린이의 삶이다.

어린이는 사건으로 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품거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감춰둔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양주시 청소년상담센터 박주희 성폭력 전문상담원은 “아동이 심리 내면에 깊은 타격을 입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