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찌는 듯한 더위, 밤에는 싸늘한 한기…. 밤낮으로 여름과 겨울이 오가는 3월말의 혹독한 날씨 속에 양주시청 앞에는 양주상운 택시노동자들의 천막농성이 계속되었다.

민주택시노조 양주상운분회 김광석 사무장은 말했다.

“회사가 손해 입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파업의 진정성을 훼손한다면 투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겁니다.”

옆에 있던 노조원들도 한마디씩 거든다.

“노조 사무실 앞에 CCTV를 설치해 놨어요. 말로는 보안을 위한다지만 사무실을 감시하고 압박하려는 의도 아닙니까?”

택시는 버스와 함께 대중교통이자 공익사업이다. 하지만 양주상운은 공익성을 도외시하고 이윤 창출에만 매달린다는 것이 김사무장의 주장이다. 그런 회사의 수익에는 택시기사들의 희생이 포함된다.

“다른 회사는 사납금만큼 어느 정도씩은 가스비를 지급하지만 양주상운은 전혀 지원이 없습니다. 기사들은 자기가 쓰는 가스를 100% 자신이 부담해야 합니다. 사고가 나면 무조건 사고처리비를 요구하고, 차를 새차로 교체하면 사납금이 더 추가됩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느 택시기사는 말했다.

“우리가 내는 가스비를 회사가 부담했다고 세무서에 신고했다는 말도 있어요. 거기다 신고 안한 운휴차량을 예비기사가 운행해서 몇 억대의 탈세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근처 택시회사의 경우 월급이 60여만원입니다. 우리는 상여금을 포함해도 36여만원에 불과합니다. 60여대의 택시를 가진 지역 굴지의 택시회사면서도 기사들에게 해주는 것은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김사무장은 말했다.

“우리가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6개월 휴지신청을 냈습니다. 휴지신청은 기사가 없을 때 신청하는 것이지 파업 때 신청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대화 교섭에 나서지 않고 이렇게 휴지신청을 하거나 호소문, 문자메시지 등 ‘꼼수’를 부리고 뒤에서 분열을 조장합니다. 그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김사무장은 택시회사는 기업이지만 세금을 지원 받는 만큼 공익사업이라고 말한다.

“택시기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삽니다. 3일만 파업해도 힘듭니다. 회사는 그런 것을 노리고 교섭을 끌고 있습니다. 사측이 마음을 바꾸고 대화를 복원하여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도 빨리 현장에 복귀하고 싶습니다.”

파업은 구경하는 이들에게는 와 닿지 않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생존에 대한 몸부림이자 투쟁이다.

한편, 4월3일 회사측과 노조는 교섭을 통해 업무 복귀후 계속적인 협상을 해나가기로 약속했으며, 노조는 4일 천막농성을 접고 7일 0시를 기해 업무에 임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