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신지하차도 예산 통과시키려 의정부시·의회 핵심부 접촉한듯
ㅎ의원, 통장 공개하기로 했다가 거부

의정부시의회 ㅎ의원이 태영(주)으로부터 금신지하차도 예산통과 로비자금을 받아 이중 일부를 2003년 6월 의회 호주여행 때 썼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이어져 파문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본지 3월30일자 1면 참조>

A의원은 “지난 2003년 4월3일 제119회 임시회에 제출된 의정부시 도시계획시설(금신지하차도) 결정안 의견제시의 건이 부결될 것으로 보이자, ㅊ의원이 나를 조용히 불러 ‘호주여행 때 태영이 1천만원 지원키로 했으니 잘 봐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A의원은 이어 “ㅊ의원은 또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통과되면 나중에 +α를 받을 수 있다. 나도 좀 먹고 살자’고 말했다”고 밝혀, 태영이 금신지하차도 도시계획안 및 예산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로비를 펼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ㅎ의원은 2003년 5월 자신의 통장에서 440만원을 인출한 뒤 이를 호주여행 때 사용해 현재 상당한 의혹을 받고 있다. ㅎ의원은 기자들에게 2003년치 통장 거래내역서를 공개하기로 했다가 “아무 이상이 없고, 무척 자존심이 상하니 공개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와 관련 B의원은 “금신지하차도 예산안 통과를 위해 ㅊ의원이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일부 의원들이 이를 크게 우려했다”며 “금신지하차도는 ㅎ의원과 ㅊ의원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C의원은 “태영한테 돈을 받았다는 얘기를 분명히 들었다.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한다면 사실이 드러날 것이고, 대충하면 흐지부지 되겠지”라고 지적했다. 

D의원은 “2004년 6월29일 제132회 임시회 때 환경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양주시 송추에 있는 보신탕집 ‘갓바위’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E의원과 시청 F과장이 심하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F과장이 ‘너희들 외유 나가는데 내가 (태영으로부터) 비용을 대준 공이 크다’고 취중발설을 하면서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며 “ㅎ의원과 ㅊ의원, F과장은 모두 52년생으로 절친한 친구사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ㅎ의원은 “태영 사람들은 단 한번도 만난 적 없다”, ㅊ의원은 “예산통과를 위해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없다”, F과장은 “싸운 적은 있지만,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공무원으로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