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미끼로 후보자들에게 금품 갈취”

양주시의회 이상원 의장 명의로 경기도선관위에 한나라당 양주·동두천 당원협의회의 ‘돈공천’ 고발장이 접수돼 검찰이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상원 의장은 자신의 이름이 도용당한 음해 공작이라며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할 뜻을 내비쳤다.
이번 사건의 시발점인 고발장은 지난달 13일 경기도선관위에 접수됐다가 17일 양주선관위로 이첩된 뒤 19일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20일 곧바로 양주시의회 이종호 부의장과 조모씨를 불러 사실여부를 조사했다.

‘출처 불명’의 고발장은 2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지난 3월3~4일 한나라당 양주·동두천 당원협의회가 강원도 속초시 현대훼밀리콘도로 당원연수를 떠나면서, 일반 당원들에게는 2만원씩 걷고, 나머지 경비는 도의원 후보자에게 70만원, 시의원 후보자에게 60만원씩을 반강제적으로 갹출했다는 것이다. 120여명이 참석한 이날 연수에서 양주시 후보자 20명, 동두천시 후보자 16명이 총 2천여만원 이상을 냈으며, 당원협의회는 당원들에게 1박2일동안 3번씩이나 회잔치를 벌이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특히 후보자들은 당원들에게 2차를 대접해야 했으므로 1인당 족히 100만원씩은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발장은 또 당원협의회장(김성수)이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업체와 짜고 특정인물들에게 여론이 좋게 나오게 하는 음모를 꾸몄으며, 여론조사 비용도 이번에 공천이 확정된 16명에게 200만원씩 총 3천200만원을 걷어 사전선거운동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주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구민과 당원들에게 돈을 준 게 아니고 김성수씨에게 줬기 때문에 기부행위로 보기 애매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돈을 준 것이어서 공천헌금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며 “법리적 문제는 검찰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상원 의장은 “당 운영위원회에서 비용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됐고, 돈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당원교육용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내 이름을 누군가 도용해 음해 공작을 일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김성수씨가 당원협의회장인데 당시 돈 내라고 하면 안낼 사람이 몇이나 되었겠냐”며 “돈이 남으면 정산해서 되돌려주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수 당원협의회장은 “당원연수 때 걷은 돈 액수는 정책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이지만, 여론조사 비용문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