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등 외지생활 수십년 ‘낙하산’ 공천 출마
살던 집 처분 않고 출마지역 월세 이사·위장전입

 

지난 20일과 18일 각각 공천을 받은 이범석 한나라당 양주시장 후보와 박영하 열린우리당 의정부시장 후보의 행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후보, 다른 지역 후보를 불문하고 유사한 행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범석 한나라당 양주시장 후보=‘돈공천 몸통’ 의혹을 사고 있는 홍문종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20일 공천을 받은 이범석 후보는 수십년 동안 의정부시에서 자녀를 교육시켰고, 올해 3월16일 양주시로 이사오기 전까지는 주로 의정부에서 사회활동을 해왔다. 2002년 6.13 지방선거 때는 의정부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 단식투쟁까지 벌였으며,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언론에서는 그를 의정부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보도해왔다.

이범석 후보는 선거를 코 앞에 둔 3월16일 양주로 이사오면서 10년 넘게 살던 의정부 신곡동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았다. 이사온 양주 삼숭동 자이아파트는 고작 4개월짜리 월세에 불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심하게 말해 ‘떨어지면 다시 의정부로 갈 사람’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3월14일 가족 모두 양주시로 전입신고를 했음에도, 의정부 아파트에 가족 일부가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져 위장전입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빈집이어야 할 의정부 아파트에는 24일 현재 전기·수도·가스계량기가 ‘팽팽’ 돌고 있으며, 우유도 계속 시켜먹고 있다. 우편물도 수령하고 있다. 이범석 후보를 잘 아는 아파트 관리인 등은 “이범석씨가 이삿짐 싼 것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범석 후보는 “부동산 하는 친구에게 집을 내놓았으나 아직 팔리지 않았을 뿐”이라며 “빈집으로 둘 수도 없고, 마침 딸이 의정부여고 교생실습을 나가고 있어 의정부에서 가끔 출퇴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삿짐센터가 곤도라(사다리차)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못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초 광적면 가납리 땅을 팔아 수십억원의 현금을 보유했으니 집을 사는 게 좋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의정부 집이 안팔려 1가구 2주택을 소유할 생각이 없으며, 후보등록 60일전에 양주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3월14일 급히 전입신고 했고, (3월16일) 이사올 때 내 조건에 맞는 집이 4개월짜리 월세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삼숭동 자이아파트 부동산업체들은 “매물도 많고, 월세는 세입자가 해달라는대로 1개월짜리도 마련해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영하 열린우리당 의정부시장 후보=당내 경선요구를 외면한 채 역시 문희상·강성종 국회의원의 상상을 초월하는 지원 아래 18일 공천을 받은 박영하 후보도 자녀 네명 모두를 서울에서 교육시켰다.

박영하 후보는 가족들과 함께 서울시 수유동 아파트와 단독주택에서 수십년을 살면서 본인만 95년부터 의정부에 있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 주소를 둬 위장전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수유동 단독주택을 팔지 않은 채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2월1일 가족 전체가 1년짜리 월세로 의정부 호원동 미도아파트에 이사를 왔다.

이에 대해 “(91년 당시) 아이들 넷을 키우기 너무 어려워 아파트가 있고 학교도 가까운 서울로 간 것”이라며 “서울 집은 (넓고 비싸) 전세나 매매계약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선거자금이 없어) 의정부 아파트를 선거용으로 짧게 쓰고 싶었으나, 그렇게 계약할 수가 없어 1년 월세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박영하 후보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운동을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강북구 국회의원의 견제를 받아 8년 동안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며 “견제와 압박을 피하기 위해 강북구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나만 의정부로 주소를 옮긴 것인데 그게 문제가 된다면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