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거론자 충격 발언…경찰 수사 불가피
공천헌금설 실태 확인…선관위 “기부행위”
홍문종 “사실무근”

홍문종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의 서울 대광고등학교 후배로, 지역에서는 ‘공천브로커’ 또는 ‘홍문종 대리인’ 쯤으로 여기고 있는 김철기씨가 홍위원장과 함께 의정부시의 도의원 출마예정자로 거론되던 A씨를 만나 사실상 공천헌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헌금설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돈과 관련된 구체적인 행각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의 수사범위 확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5년 (4.30 경기도의원) 보궐선거 때 홍문종 위원장이 내게 출마를 권유했으나 거부하자, 이번 지방선거 때 도의원 비례대표를 약속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어느 날 김철기라는 사람이 홍위원장과 함께 내게 찾아와 ‘다른 곳에서는 당비가 몇 천만원 들어가니, 당비 정도는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러나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 돈 요구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A씨는 이어 “김철기가 그런 얘기를 하길래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며 “그 때 나는 ‘홍문종이 저러면 점수 깍이는데’ 하고 생각했고, 그 다음부터는 홍문종 위원장과 만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당비 내고 (도의원) 뺏지 달면, 돈 주고 산 뺏지라고 사람들이 얘기할 것 아니겠냐”며 “비인간적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6번 예정자로 의정부 임모씨가 거론되고 있으며, 의정부경찰서는 한나라당 공천헌금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홍문종 위원장은 “김철기와 함께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의정부선관위는 “그들의 행위가 사실이라면, 특히 공천에 실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는 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금지 규정에 저촉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