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신질환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법을 무시하고 사람을 강제입원시켜도 되나요?”

의정부법원 제2형사부 조윤신 재판장은 27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축령복음정신병원 의사 박모·신모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날 재판에서 병원측은 정신병원 피해자 인권찾기 모임(정피모) 회원들을 단지 망상장애·성격장애·신경질적 장애로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입원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 신씨는 “개인을 하나님이라고 믿는 것은 상식적 내용이 아니어서 망상장애가 의심됐다”며 “나중에 신도들이 많아 망상장애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윤신 재판장은 “정신질환자로 확진하거나, 자해·타해 가능성이 있을 때 강제입원시켜야 하나 의심만으로는 문제가 된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또 “정신보건법상 정실질환자로 의심되면 시·도지사에게 보고한 뒤 입원시켜야 하나 정신과 의사들이 법을 사문화시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의사 박씨의 경우 망상장애 의증이 배제된 상태에서도 정피모 회원들에게 계속해서 향정신성 약물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망상장애는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재판장으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종교적 편견에 따라 사실상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을 정신병자로 규정한 병원측은 이들에게 면회·산책·전화·사복착용 등을 금지시키는 등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한 사실도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또 이들은 피해자들이 변호사를 동원하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부랴부랴 강제퇴원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재판은 12월20일 1호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정피모는 27일 오전 10시30분 의정부검찰청 앞에서 ‘인권유린 정신과 전문의들을 무죄로 빼주기 위해 비호한 의정부검찰 규탄 3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피모는 이날 검찰측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측에 ‘하나님의 교회 및 이 교회를 믿는 신도들의 정신상태(정신병이 있을 정도의 광적인 상태) 등에 대한 구체적 진술서, 이 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한 근거자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힌 수사협조의뢰 공문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