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본부장 김유성)에서는 손혜연 할머니(81세, 양주시 거주)의 유산기부 약정이 있었다. 아픈 아이들을 위해 남은 것을 모두 주고 싶다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유산은 추후 환아 지원금으로 쓰이게 된다.

유산기부 절차 중 할머니의 생신이 10월이라는 것을 알게 된 어린이재단 직원들은 평소에도 외로이 지낼 할머니께서 생신마저도 혼자 보내실까 염려되어 할머니 댁으로 찾아갔다.

7월 첫 방문에서도 빽빽하게 닫힌 아파트 복도 대문들 사이에 유일하게 활짝 열려 있던 할머니 댁 대문이 인상적이었는데, 역시나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10월에도 여전히 할머니의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이렇게 열어두시면 춥지 않으시냐 여쭤보니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외로운 마음이 추운 것보다 더 싫어 계속 열어두신다고 하였다.

생신 축하선물로 조그만 호박고구마 케이크를 가져다 드렸는데 아이처럼 기뻐하셨다. “초는 10살짜리로 6개만 꼽아줘. 많이 꼽지 마” 하고 농담도 하시고 노래도 함께 부르시며 맛있게 케이크를 드셨다. “ 내가 세상 떠날 때 아픈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게 어린이재단에서 해 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생일이라고 찾아와주기까지 하다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 생일을 챙겨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 80살 생일까지는 난 혼자였어. 그런데 기부 결정 후 첫 생일인 오늘 혼자가 아니야. 다시 태어난 기분이야. 나중에 내가 돕게 될 아이들이 챙겨주는 걸로 생각할게. 고마워”라고 하시며 행복해하셨다.

한참 동안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운 얘기를 나누고 건강 잘 챙기시라는 부탁 말씀을 마지막으로 할머니 댁에서 나왔다. 유산기부 약정 후 더 행복해졌다는 할머니의 말씀대로 나눔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을 주는 것이다. 유산기부에 관한 문의사항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전화 031-872-8600)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