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2011만 7955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3년 비해 71만 7000대(3.7%) 늘어난 수치다. 이 수치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줄어든 격차를 감안하면 늦어도 2016년 말에는 통계상으로 한 세대에 자동차 1대 이상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작용 하나가 불법 주정차 문제일 것이다.
얼마 전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에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불법 주정차 된 차량과 같은 장애물 탓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인명피해가 더욱 커졌다. 소방차 진입불가 구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도별 소방차 진입불가 현황을 총 267곳이며, 서울(142곳), 부산(38곳), 대전(25곳), 경남(20곳), 광주(12곳), 울산, 전남(5곳), 대구, 창원(4곳), 인천, 전북, 강원(2곳) 순이다. 진입곤란구간도 1,333곳에 달해 진입불가 구간과 합하면 총 1,600곳에 이른다. 인구 밀도가 높으며 도로가 협소한 우리나라에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특히 이러한 불법 주‧정차는 위급한 상황 시 소방차 출동로 확보를 방해하는 데 문제가 된다. 소방차를 타고 좁은 골목 사이로 지나다 보면 간혹 양쪽으로 이중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화재출동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위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는 불 앞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부터 떠오른다. 현재 주택형 아파트는 역세권 주변으로 급속하게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주차시설이 있다 해도 터무니없이 부족하여 이곳도 유명무실하다. 심각한 주차난으로 일반 차량이 이곳에 주차하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은 항시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 신속히 달려갈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물론, 주차공간이 협소한 우리나라의 도로 현실상 주‧정차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잦은 기동순찰과 불시 출동훈련으로 소방통로를 확보하고 방송장치 및 소방통로 확보표시를 병행하여 그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물론, 각종 매스컴을 통하여 소방통로 확보 및 긴급차량의 중요성을 표출하고 있지만, 이 부족한 주차시설 탓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관계 부처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문제점을 보완하여 앞으로는 이러한 끔찍한 일이 없어야 한다. 더불어 신속한 화재 현장 도착은 생명구조와 초기 대응을 위해 가장 중요하며, 또한 화재 초기 진압의 제1순위일 것이다. 우리 모두 개인 이기심 때문에 타인의 생명을 빼앗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