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삼식 양주시장과 안병용 의정부시장.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안병용 의정부시장(벌금 300만원)과 현삼식 양주시장(벌금 200만원)이 항소심 판결을 코 앞에 두고 돌연 ‘의정부·양주·동두천 3개시 통합’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삼식 시장은 5월8일, 안병용 시장은 6월경 서울고법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통합의 한 축인 오세창 동두천시장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고, 또 다른 축인 3개시 의회도 두 시장의 ‘돌발행동’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안 시장과 현 시장은 4월29일 오전 11시 양주시청 2층 상황실에서 ‘의양동 통합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오 시장은 불참했다. 최경자 의정부시의회 의장과 황영희 양주시의회 의장, 장영미 동두천시의회 의장도 이날 오전 10시30분 간담회만 참석한 뒤 기자회견장엔 불참했다.

안 시장과 현 시장은 이날 ‘양주권 시민이 원하는 3개시 통합은 시대적 소명’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3개시의 분절상황이 지속된다면 도시발전의 연계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되고, 이는 자체적인 지역발전 역량이 분산될 수 밖에 없으며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2중3중의 규제로 인해 자족도시로 발전해 나가기가 너무도 힘든 실정”이라며 “양주·동두천·의정부시가 통합한다면 3개시간 개발과 투자의 연계성을 확보하고 사회기반시설의 지속적인 확충과 지역간 균형발전을 통하여 경기남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경원선 복원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원선은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유럽으로 가는 대동맥으로, 그 중심축이 경원선이고 시발점은 양주권”이라며 “유라시아와 한반도 통일시대의 남북교류협력 출발점은 양주권이 중심이다. 더 늦기 전에 양주권 통합을 소망하는 시민여론을 존중하고 3개시 통합이 시민의 뜻으로 이루어지도록 지금부터 의회와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회견문에는 지금 즉시 통합을 추진해야할 시기적 불가피성이나 절체절명의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오히려 기자회견 배경에 관심만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당선 뒤 1년 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가, 항소심 선고재판을 앞두고 긴급기자회견을 연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통합추진 실무 공무원은 “재판과는 무관하게 추진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3개시 의회는 이런 시장들의 행보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의회를 들러리로 세우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경자 의정부시의회 의장은 “3개시 의회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사전모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5월7일로 날짜를 잡자고 했으나, 안 시장은 꼭 오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장영미 동두천시의회 의장도 “오 시장이 반대하고 있고, 의원간 의견수렴도 없어서 기자회견에는 참석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공무원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안 시장과 현 시장의 항소심 재판이 끝나도 임기가 3년이나 남았고, 재판 뒤 보다 안정적으로 통합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에서 시장직을 잃게 될지 유지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무슨 정신으로 안 시장과 현 시장이 통합몰이에 나서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주권 시민이 원하는 3개시 통합은 시대적 소명입니다”
<기자회견문 전문>

양주·동두천·의정부 3개시 지역은 ‘양주’라는 지명을 사용한 이래 한 가족 한 뿌리로 역사·문화·경제적 동질성이 매우 강한 유서 깊은 지역입니다.

특히, 경원선을 비롯한 국도 3호선이 의정부를 축으로 양주·동두천을 관통하고 있어 생활·경제권, 지리적 동질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양주군 의정부읍이 1963년 의정부시로, 양주군 동두천읍이 1981년 동두천시로 승격하여 한 뿌리에서 3개시로 분리됨으로써 지역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게 되었고 공동체 의식파괴, 지역적 폐쇄화로 지역발전에 큰 저해가 되고 있으며

지난 1995년 도·농 통합, 2009년 행정구역 자율통합 등 시·군 통합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이 시도되었던 지역 중 하나로, 이는 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공감대가 3개시 시민들에게 형성된 지역이라는 반증입니다.

현재 양주시는 2020년 인구 50만의 대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양주역세권 개발, 옥정·회천의 양주신도시 조성, 전철 7호선 연장, 39번 지방도 확장,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유치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에 있고, 의정부시는 K-POP 클러스터 조성,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뽀로로 테마랜드 투자유치 등 “잘 사는 도시, 8·3·5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고 있으며 또한, 동두천시는 동양대학교 캠퍼스 착공과 산림휴양형 MTB 체험단지 조성 등 3개시가 모두 독자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여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개시 지역의 분절 상황이 지속된다면 도시발전의 연계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되고 이는 자체적인 지역발전 역량이 분산될 수 밖에 없으며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2중3중의 규제로 인해 자족도시로 발전해 나가기가 너무도 힘든 실정입니다.

양주·동두천·의정부시가 통합한다면 3개시간 개발과 투자의 연계성을 확보하고 사회기반시설의 지속적인 확충과 지역간 균형발전을 통하여 경기남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경원선 복원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원선은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유럽으로 가는 대동맥으로, 그 중심축이 경원선이고 시발점은 양주권입니다.

양주권 시민이 원하는 3개시 통합은 역사성 회복은 물론 생활·경제·교통권 행정구역을 일치시켜 주민불편을 해소하고, 규모의 경제실현과 중복투자 배제, 효율적인 행정서비스 제공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광역적 시너지 효과가 그 어느 지역보다 크다고 생각하기에 양주권 3개시 통합이 결실을 맺도록 제도권에서도 함께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통합의 당위성과 공론화의 분위기에 힘입어 2012년 중앙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개시 모두 과반수 이상 통합을 찬성한 바 있습니다.

유라시아와 한반도 통일시대의 남북교류협력의 출발점은 양주권이 중심입니다. 더 늦기 전에 양주권 통합을 소망하는 시민의 여론을 존중하고 3개시 통합이 시민의 뜻으로 이루어지도록 시장과 의회가 함께 지금부터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2015년 4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