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5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안병용 시장이 오후 5시40분경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김민철 의정부을 지역위원장 등과 함께 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하지 않겠다는 말을 번복하고 의정부시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고법이 7월10일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깨고 안병용 의정부시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고법은 의정부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의정부경전철㈜에 대한 기부행위’를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봤다. 검찰의 공소사실과 이를 근거로 한 원심의 유죄 판결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다.

의정부법원이 ‘65세 이상 노인층은 추상적이고 잠재적인 수혜자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인정한 부분도 “수긍할 수 없는 판단이다. 시민들은 경로무임제를 통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여 기부행위가 되지 아니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재판장은 김상환 부장판사, 의정부법원 재판장은 김현석 부장판사다.

서울고법은 판결문에서 “의정부시와 의정부경전철㈜ 사이에 체결된 손실분담약정은 무상성이 인정되지 않아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구성요건을 충족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본지가 서울고법의 판결문 일부를 정리해봤다. 결과적으로 안병용 시장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됐다.

3. 이 사건 회사에 대한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의정부시와 이 사건 회사(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는 2014. 4. 21.자 이 사건 합의서에 경로무임제를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시행과 ‘동시’에 시행한다고 기재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들과 이 사건 회사는 위 합의서의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시행에 앞서 경로무임제만 먼저 시행하기로 하는 ‘이면 합의’를 하였다.

이 사건 실시협약 제59조에 의하면 의정부시가 경로무임제 조기 시행에 따른 손실금을 전혀 부담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2014. 6. 4.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활용할 목적으로 의정부시가 경로무임 손실금 중 50%를 분담하기로 하면서 이 사건 회사에게 경로무임제를 조기 시행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4. 5. 30.자로 경로무임을 전격적으로 시행하여 의정부시민 중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의정부경전철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이 사건 회사에 의정부경전철 경로무임제 조기 시행으로 인한 손실금 중 50%에 관한 기부행위를 약속하였다.

나.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다음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①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르면 이 사건 회사가 먼저 경로무임제 시행을 제안하는 경우 의정부시는 이에 따른 손실금을 지급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손실금 분담을 50:50으로 하여 경로무임제 조기 시행에 동의할 이유가 없었다.

② 피고인들은 경로무임제 조기시행을 지방선거에 활용할 목적으로, 예산확보를 위한 조치 없이 손실금이 발생한 다음 달에 이 사건 회사에 손실분담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특혜를 주고 2014년 5월 중으로 경로무임제를 시행하도록 이 사건 회사를 재촉하였다.

③ 노인복지법 제26조는 지방자치단체에 경로무임제 시행의 재량만을 부여하고 있을 뿐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 또한 피고인들은 이 사건 손실분담약정을 하는 과정에서 의정부시의회에 그에 대한 의결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 그리고 피고인들은 선거에 임박한 시기에 정당한 사유 없이 경로무임제 조기시행을 급박하게 진행하였다.

위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를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가목의 직무상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당심의 판단
1) 공소제기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 관한 검토
검사는 “실시협약대로라면 의정부시는 이 사건 회사에 손실금을 지급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이 지방선거에 이용할 목적으로 이면 합의를 통하여 경로무임에 따른 손실금 중 50%를 의정부시에서 부담하기로 하면서 경로무임제의 조기 시행을 강행하였고, 그로써 이 사건 회사에 특혜를 주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원심도 이러한 전제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터 잡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앞서 항소 이유의 요지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제기의 전제가 되는 이러한 사실관계에 대하여도 다투고 있으므로 먼저 이러한 전제 사실을 증거에 의해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먼저 판단한다.

가) 의정부시는 원래 손실금을 분담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지 여부
(1) 실시협약 제59조의 내용
검사는 이 사건 실시협약 제59조 제7항, 제9항을 근거로 의정부시는 원래 경로무임제 시행에 따른 손실금을 부담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원심의 실시협약 제59조에 대한 해석 및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실시협약 제59조 제7항의 반대해석과 제59조 제9항의 “사업시행자는 이용수요 증대를 위하여 본 협약에서 정한 운임 범위 내에서 운영시간대별 연령별 운임에 차등을 둘 수 있으나, 이 경우 주무관청은 제7항에서 정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며” 부분의 문언 해석을 통하여, 사업시행자가 운임차등제 등을 먼저 요청할 경우에는 시가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여, 이 사건 회사가 ‘먼저’ 경로무임제의 시행을 제안하였으니 의정부시로서는 손실금을 지급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① 실시협약 제59조 제7항은 주무관청인 의정부시의 요청으로 요금할인제도가 시행될 경우 운임수입 감소분에 상응하는 손해를 의정부시가 이 사건 회사에 보전해준다는 것을 규정한 것이고, 제59조 제9항은 사업시행자인 이 사건 회사가 임의로 시간대별, 연령별 운임에 차등을 두는 제도를 시행할 경우 의정부시는 손실금을 보전해주지 않아도 됨을 규정한 것뿐이다. 즉, 실시협약 제59조 제7·9항은, 의정부시나 이 사건 회사 중 어느 일방의 필요에 따라 요금할인제도나 운임차등제도가 시행될 때에는 그 제도를 필요로 한 일방 당사자가 그 제도의 시행에 따른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것뿐이다.

따라서 실시협약 제59조 제7항, 제9항에서 정하지 아니한 경우, 즉 사업시행자가 경로무임제를 시행하자면서 손실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하여 논의하자고 제안한 경우에는 협약 당사자가 협상을 통하여 경로무임제를 시행할 것인지, 시행한다면 손실금의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하여 새로 정하고, 그 합의에 따라 의무를 이행하여야지, 단순히 누가 먼저 제안(요청)했느냐를 기준으로 제안(요청)한 측에서 손실금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의정부시와 이 사건 회사는 2012년 12월경부터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와 경로무임제의 시행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금을 누가 어느 정도의 비율로 분담할 것인지에 관하여 첨예하게 대립하여 왔다. 이 사건 회사는 스스로의 부담으로 위 제도들을 시행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경전철 운행의 중단 및 회사의 파산까지 거론하며 의정부시의 ‘전액’ 부담으로 위 제도들을 시행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의정부시도 경로무임제와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재정적인 측면에서 가능한 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하여 수차례에 걸쳐서 이 사건 회사에 ‘손실분담’을 요청하였다. 결국, 의정부시와 이 사건 회사가 50:50으로 손실금을 분담하기로 한 협상안은 2012년 12월경부터 2014년 4월까지 1년 반에 걸친 협상 끝에 도출된 것이다. 이러한 협상 경위와 과정을 도외시한 채 경로무임제의 시행을 누가 먼저 제안하였느냐는 단편적인 사정에 따라 손실금의 부담 주체가 정해진다고 해석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적절하지 않다.

③ 결국, 의정부시가 당초의 협약대로라면 전혀 부담할 필요가 없었던 분담금을 이 사건 손실금 분담약정으로 인하여 부담하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된다.

나) 피고인들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이면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이 2014. 4. 21.자 이 사건 합의서에 경로무임제는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시행과 ‘동시’에 시행한다고 기재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였음에도, 다른 한편으로 이 사건 회사와 경로무임만 ‘먼저’ 시행하기로 하는 이면 합의를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경로무임제는 2012년 12월경부터 의정부시와 이 사건 회사가 공문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논의해 오던 사항이었고, 피고인 안병용이 2014. 4.21.자 이 사건 합의서 조인식 자리에서 대외적으로 ‘경로무임제는 통합환승할인제와 별도로 5월 중에 시행될 수 있다’고 언론사 인터뷰를 통하여 공표까지 하였다. 이처럼 장기간의 공식적인 논의를 거친 후 조기시행 가능성을 언론에 공개한 사항을 두고 비밀리에 ‘이면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② 원심은 이 사건 합의서에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시행과 ‘동시’에 경로무임을 시행한다”고 기재된 것을 들어 경로무임도 통합환승할인제 시행 예정일인 2014년 12월경에 시행하면 될 것인데, 피고인 안병용의 필요에 의해 경로무임제만 조기에 시행하기로 ‘이면 합의’를 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당심 증인 김○◯의 법정진술 등에 의하면, 2014. 4. 21.자 합의서에 기재된 “양 당사자는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시행과 ‘동시에’ 경로무임을 시행하며,” 부분의 ‘동시에’는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와 경로무임제를 이른바 ‘패키지로’, 즉 ‘함께’ 시행한다는 의미로 기재된 것이지 ‘같은 시기’에 시행한다는 의미에서 기재된 것이 아님을 인정할 수 있다. 위 김○◯ 등의 진술이 없더라도 ‘동시에’라는 문구를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와 경로무임제가 반드시 ‘같은 시기’에 시행된다는 의미로 한정하여 해석할 것은 아니다.

③ 이 사건 회사는 경로무임제의 시행으로 일정 부분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로서는 이사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고, 대주단의 동의도 받아야 했다. 그렇다면 2014. 4. 21.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에는 대주단의 동의 절차 때문에 경로무임제 시행 시점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없었고,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긍할 수 있다.

④ 이러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경로무임제만 별도로 조기에 시행하기로 하는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다)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사에 특혜를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
(1) 앞서 본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이 사건 회사는 이용객 수 증대를 위하여 경로무임제를 하루라도 일찍 시행하기를 원하는 상황이었다. 이 사건 회사가 만약 협상을 포기하고 파산신청을 할 경우 의정부시로서는 해지의 귀책사유가 이 사건 회사에 있다고 하더라도 3,053억 원을 지급하여야 할 상황이었다. 피고인들(의정부시)이 경로무임제 조기 시행 등으로 이 사건 회사에 특혜를 준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회사가 파산하였을 경우 의정부시가 부담하게 될 재정적 부담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 합의서 작성시 의정부시와 이 사건 회사는, 경로무임으로 발생하는 손실금은 연간 9억원까지는 이 사건 회사가, 나머지 부분은 의정부시가 각각 부담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의정부시는 그 후 이 사건 손실분담약정을 통하여 경로무임제에 따른 손실분담금 중 50%를 의정부시에서 부담하기로 하였다. 어느 쪽 분담안이 의정부시에 유리할 것인지는 경로무임제 시행에 따른 노인 승객의 증가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증가율이 소폭이라면 연간 9억원을 넘는 부분에 대하여만 부담하기로 한 안이 유리할 것이지만, 대폭이라면 50% 분담안이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당초 합의서에 기재된 바와 다른 내용의 분담비율을 새로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나 의정부시가 이 사건 회사에 특혜를 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한편 이 사건 회사의 경영상황과 대주단을 설득하여야 할 현실적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무임승차 손실금과는 달리 경로무임제 조기 시행에 따른 손실금은 익월에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의정부시가 이 사건 회사에 특혜를 주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의정부시가 추경예산편성을 조건으로 익월 지급 약속을 하였고, 그 후 추경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익월 지급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러하다.

(4) 이러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경로무임제의 조기 시행을 위해 이 사건 회사에 특혜를 주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2)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임기 중에 다양한 선심성 행정행위를 하고 이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금지하겠다는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유권자인 65세 이상의 의정부시민들을 기부행위의 상대방으로 보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에 부합한다. 그 수단에 불과한 이 사건 손실분담약정을 두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사에 기부행위를 약속하였다고 보는 것은 사건의 본질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의정부경전철을 무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65세 이상의 의정부시민들에게 기부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의정부시와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손실분담약정은 무상성이 인정되지 않아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구성요건을 충족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는 이유 있다.

4.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의정부시의회의 동의를 받는 등의 절차를 취하지 않은 채 아무런 예산 확보 없이 이 사건 회사와의 약정을 통해 경로무임제를 조기 시행함으로써 의정부경전철을 이용하는 의정부시민 중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2014년 6월분 손실금 69,716,000원, 2014년 7월분 손실금 104,487,000원, 2014년 8월분 손실금111,495,000원, 2014년 9월분 손실금 112,918,000원, 2014년 10월분 손실금 130,627,000원 합계 529,243,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기부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경로무임제 시행에 따른 손실금 보전을 약속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가 경로무임제를 조기에 시행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피고인들이 의정부시민 중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그 운임 상당의 기부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② 의정부시민 중 65세 이상인 사람만 의정부경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민과 서울시민들도 경로무임의 혜택을 받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의정부시민 중 65세 이상 노인층은 추상적이고 잠재적인 수혜자에 불과하고, 기부행위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상대방이라고 할 수 없다.

다. 당심의 판단
2) 65세 이상 노인층이 추상적이고 잠재적인 수혜자에 지나지 않는지 여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재산상 이익의 제공도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건 경로무임의 경우 그 대상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명확하고, 그 혜택을 받는 방법도 노인용 지패스카드나 시니어패스카드 이용으로 특정되어 있다. 의정부경전철에 탑승한 65세 이상의 의정부시민들은 위 방법에 따라 요금을 실제로 면제받았다.

이에 의하면, 의정부경전철을 실제 이용한 65세 이상의 의정부시민들을 그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로 특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경로무임 혜택을 받은 대상 자체가 추상적이거나 잠재적인 수혜자에 불과하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의정부경전철을 실제 이용한 65세 이상의 의정부시민들이 추상적이고 잠재적인 수혜자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위 시민들은 경로무임제를 통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다.

4) 소결론
경로무임제를 조기 시행하여 65세 이상의 의정부시민들에게 무상으로 의정부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게 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가목 소정의 법령에 근거한 행위로서 직무상의 행위에 해당하여 기부행위가 되지 아니한다.

5.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며,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 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