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3부는 참여 대법관(민일영, 박보영, 김신, 권순일)의 만장일치로 현삼식 양주시장과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특히 대법원은 ‘선거공보의 중요성, 후보자가 선거공보 제작에 기울이는 정성, 재선을 위해 피고인이 재직기간 동안 이룬 업무성과의 중요성, 공표 부분의 표현이 구체적인 점과 그에 따른 기대효과, 선거인들에게 미치는 영향, 양주선관위가 소명자료를 요구하였을 당시 피고인이 취한 태도를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당선될 목적과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모두 인정된다’는 원심의 판단을 강조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5월8일 “피고인은 선거일을 5일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선관위로부터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일까지 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공표사실에 관한 선거인들의 오인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크게 문제 삼았다. 대법원 판결문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제3부 판결

사건 2015도7349 공직선거법위반
피고인 현삼식 양주시장
상고인 피고인과 검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5. 8. 선고 2015노753 판결
판결선고 2015. 8. 19.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가.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어느 부분이 피고인의 경력에 해당하고 어느 부분이 피고인의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경력 및 행위’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고 기재하여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형사소송법의 취지는 공소사실이 다른 사실과 식별되도록 함으로써 피고인이 방어권을 쉽게 행사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행위가 그 일시와 방법을 상세히 적시하는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 이상, 이를 ‘경력’과 ‘행위’로 구분하지 않은 채 ‘경력 및 행위’로 기재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특정되었다고 볼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경력’과 ‘행위’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2010. 7. 1.부터 2014. 6. 30.까지 양주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희망장학재단을 만들고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양주시가 유일하게 박물관, 미술관, 천문대를 모두 보유하게 되었다는 점은 피고인의 ‘경력’이나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경력’은 후보자의 행동이나 사적(事題)과 같이 후보자의 실적과 능력으로 인식되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도16942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양주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희망장학재단을 만들고 양주시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박물관, 미술관, 천문대를 모두 갖추게 되었다는 점은 후보자의 ‘경력’에 해당하고, 포괄적으로 보면 후보자의 ‘행위’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위와 같은 사항은 피고인이 양주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룬 치적으로서 공직선거법 제50조 제1항에 정한 경력에 해당함이 명확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경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고, ‘행위’에 관한 판단 부분은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불과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허위의 사실’ 여부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허위의 사실’이라고 함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고,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 선거인이 그 표현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표현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지 않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의 사실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8947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공표사실 중 ‘양주시 희망장학재단을 만들어’ 부분과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박물관, 미술관, 천문대를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부분은 객관적으로 사실이 아님이 분명하고, 위 각 표현은 선거인으로 하여금 ‘피고인이 양주시 희망장학재단을 만들었고 시장 재직기간 중 양주시가 박물관, 미술관, 천문대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되었다’는 인상을 줄 것이 명백하므로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위 각 공표 부분은 피고인이 홍보하려고 하는 내용 자체이거나 그 내용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허위의 사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유리하도록’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유리하도록’은 주관적 요소인 당선 목적과 구별되는 개념으로서 객관적으로 후보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8 판결 참조). 피고인이 4년의 재직기간 중 희망장학재단을 만들고 양주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박물관, 미술관, 천문대를 모두 갖춘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되었다고 홍보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피고인의 당선을 위해 이익이 되는 사정에 해당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선거공보에 위와 같은 내용을 실은 것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한 것이라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유리하도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마. 당선될 목적과 고의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에서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은 구성요건의 일부를 이루고 있으므로, 그 죄가 성립하려면 그 사항이 허위임을 인식할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주관적 인식의 유무는 그 성질상 외부에서 이를 알거나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공표사실의 내용과 구체성, 소명자료의 존재와 내용, 피고인이 밝히는 사실의 출처와 인지 경위를 토대로 피고인의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공표 경위, 시점과 그로 말미암아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허위사실공표죄에서의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은 허위사실의 공표로서 후보자가 당선되고자 하는 또는 당선되게 한다는 인식으로 충분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욕하거나 희망할 필요까지는 없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도3642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선거공보의 중요성, 후보자가 선거공보의 제작에 기울이는 정성, 피고인이 이 사건 선거공보를 제작한 과정, 재선을 위해 피고인이 재직기간 동안 이룬 업무성과의 중요성,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표 부분의 표현이 구체적인 점과 그에 따른 기대효과, 선거인들에게 미치는 영향, 이 사건 선거공보가 선거인들에게 발송되기까지의 과정, 양주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공보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구하였을 당시 피고인이 취한 태도를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당선될 목적과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모두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검사가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것이 요구되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위 죄가 성립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어느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이고 어느 사실의 부존재 사실의 증명이라도 특정 기간과 장소에서의 특정 행위의 부존재 사실에 관한 것이라면 검사가 이를 증명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08도11847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이 사건 각 공표사실 중 ‘지난 4년 동안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민간운영관리권을 매입하고 국가재정사업으로의 전환과 재협약을 통하여 불공정계약을 개선함으로써 2,500억 원 이상의 재정절감 효과를 거두었습니다’라는 부분은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민간기업과의 불공정계약을 개선함으로써 장래 2,500억 원 이상의 재정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는 점, ②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언론기관이 어떤 재정사업의 전환이 가져올 효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예산절감이 기대되는 금액만을 제시하고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는 기간은 특정하지 않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점,

③ 광적 하수도사업과 백석 하수관거사업에 관한 소송의 결과와 관계없이 위 민간투자사업의 국가재정사업으로의 전환에 관하여 환경부장관의 승인이 있었고 그에 따른 예산이 교부되거나 편성되었으며, 기존에 실시협약을 체결하거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민간투자사업의 국가재정사업으로의 전환이 이미 확정되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점, ④ 주식회사 한화건설이 위 민간투자사업의 사업시행자 또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와 관련하여 양주시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금액은 예산절감 효과로 기대되는 2,500억 원에 이미 반영된 점, ⑤ 위 공표사실은 피고인이 2010. 7. 1. 양주시장에 취임한 직후 선진회계법인에 의뢰하여 작성받은 민간투자사업의 적정성에 관한 용역보고서와 양주시 경영혁신TF팀이 2013. 12. 31.과 2014. 5. 8. 작성한 양주시 재정운용 효율화 추진상황과 추진 결과에 관한 보고서에 기초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공표사실이 허위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