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8일 제246회 임시회 의정부시의회 본회의에서 ‘방사능안전급식개악조례안’이 의정부시의원 13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의정부시의회는 의정부방사능안전급식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본회의장에서 항의한 것을 난동행위라며 법적절차 운운하는 적반하장식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의정부시의회의 입장문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가득차 있고 시민들의 대변자인 시의원의 기본적인 책무를 망각하고 있으며 조례안에 대한 기본 독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등 시의원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는 수준의 입장문이다.

첫째, 의정부시의회는 입장문에서 본인들이 수시로 네트워크의 의견을 청취하였고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거쳐 이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네트워크는 이 조례를 발의한 이후 1년8개월 동안 시의회에 수차례 공식간담회 등을 요청하였으나 항의방문 외에는 단 한 차례도 공식간담회가 성사된 적이 없었다. 날치기 개악 조례안 통과 직전인 9월7일 요식행위로 간담회를 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권재형 자치행정위원장은 올해 4월2일 네트워크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5월에 조례를 상정, 통과시키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은 장본인이다. 9월7일 간담회에서도 향후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안건발의 당사자인 네트워크조차 모르게 비밀리에 날치기로 이 개악조례안 수정 통과를 주도한 의원이다.

작년 10월 시의회에 제출되었던 시청의 조례의견서 및 이번 수정안 제출요구조차 모두 묵살하며 조례 관련 모든 정보를 일관되게 비공개 해온 당사자의 입에서 나온 의견수렴은 과연 누구의 의견을 수렴한 것일까? 의정부시민 1만명이 주민발의한 안건이자 지방자치법상 안건발의 대표청구인인 당사자조차 모르는 조례안 제정 일정 및 수정내용 등은 과연 누구의 의견을 청취한건지 묻고 싶다. 공개적으로 답하라! 

둘째, 시의회는 이번 방사능안전급식개악조례를 ‘심사숙고하여 우리 실정에 적합하고 실효성 있는 조례 제정을 위해 최상의 합의를 이룬 입법 활동’이라며 자신들이 개악시킨 조례 내용을 뻔뻔스럽게 왜곡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자화자찬까지 하고 있다.

이쯤되면 의정부시의원들의 조례 법조문 독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우리 귀를 의심해야 할 지경이다. 시의회에서 개악한 방사능안전급식조례는 원안의 취지를 완전히 훼손하고 독소조항으로 가득차 있으며 유명무실한 조례라고 이미 네트워크에서는 성명서(2015.9.18.)를 통해 비교표까지 포함해 발표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개악 두 가지만 뽑아보자. 우선 수정개악조례 제9조(방사능안전 사회적 인식 제고)를 보면 ‘시장은 방사성 물질의 인체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시민들에게 교육과 홍보활동을 하겠다고 조례 취지를 밝히고 있다. 끔찍하다. 의정부시의원들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아이들 급식을 위해 정기적인 방사능검사를 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든 것이 아니라 방사능 물질의 인체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이 조례를 만든 것이다. 이쯤되면 의정부시의원들을 방사능안전 홍보대사로 임명해야 할 지경이다.

두 번째 이 조례는 어린이집 관련 단체에 엄청난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9월7일 간담회 에서는 그동안 네트워크 발의 조례에 반대입장을 공공연히 표명하며 서명까지 받았던 어린이집연합회 등 관련단체가 대거 참여하였는데, 이번 수정개악조례안 제5조에서는 급식안전센터를 설치하지 않고 방사능 안전과 전혀 관련성이 없는 어린이 식생활 위탁기관을 방사능검사 대행기관으로 공공연히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조례 제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뿐만 아니라 특정기관을 법률에 명시해 항구적 특혜를 부여하는 조례이다.

어디 그 뿐인가?
방사능안전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을 표본검사로 대체해버렸고 대상도 영유아로 한정시켜 놓았으며 검사결과도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방사능이 나와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시장의 책무는 모두 약화시키고 ‘하여야 한다’를 ‘할 수 있다’로 모두 바꾸어 놓은 방사능안전급식개악조례, 누가 개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 2년 동안 온갖 꼼수로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말을 일삼으며 방사능안전급식조례 제정을 외면해온 의정부시의회. 1만명 시민들이 피와 땀으로 2년 동안 공들여 만들어 놓은 소중한 법안을 하루 아침에 빼앗아 마치 오랜 기간 자신들이 준비해온 것인양 하더니 하루 아침에 핵심 내용은 모두 바꿔치기 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의정부 지방자치 역사에 길이 남을 그런 폭거를 행하고도 ‘시민들께서 부여해주신 권한과 책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며 의정활동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고 뻔뻔스러움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이쯤되면 철면피가 따로 없다.

그런 지방자치 퇴행 행태에 항의하며 안건 보류 및 번안동의를 간절히 요청한 방사능안전급식네트워크 활동가들에게 ‘필요에 따라서 법적절차도 밟겠다’며 협박이나 일삼는 시의회가 과연 누구의 대변자인가? 자신들의 책무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이번 9.18 폭거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참여자치를 위해 주민참여제도를 더욱 보장하고 가꾸어야 할 시의원들이 앞장서서 법에 보장된 주민참여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의정부시민들의 민의를 짓밟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특히나 우리 아이들을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지키자는 대의를 외면하고 9.18 폭거를 주도하는데 앞장선 의정부시의회 최경자 의장과 자치행정위 권재형 위원장은 당장 43만 의정부시민에게 무릎꿇고 사죄하라! 그리고 방사능안전개악조례를 즉각 원상회복시켜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방자치를 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정치인으로 명명하고 의정부 43만 시민들의 힘으로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는 당장 참여단체 전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여 향후 지속적이며 끈질긴 그리고 강력한 대응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선포하는 바이다. 네트워크는 이후 법적, 물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의정부 지방자치를 유린한 9.18 의정부시의회 폭거를 심판하고 주민들의 분노를 조직해 의정부 지방자치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갈 것이다.

2015년 9월21일
의정부방사능안전급식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