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에서 탈락되자 비밀투표 강압…도덕성 붕괴

김문원 의정부시장측의 관내 기관·단체 인사개입이 도를 넘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주인공은 김 시장 최측근으로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 김 시장이 당선되자 의정부문화원 사무국장으로 ‘낙하산 기용’된 뒤 지난해에는 또다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사무처장으로 사실상 ‘낙하산 임명’된 원용목씨.

의정부문화원은 사무국장이던 원씨를 김 시장이 지난해 6월12일 예술의전당 사무처장으로 기습 임명하자, 공석을 메우기 위해 11월1일부터 7일까지 공개모집에 들어갔다.

모집요강은 1949년 7월1일 이후 출생자이며 3년 잔여임기 동안 사무국장을 맡을 사람으로 문화예술 관련 전공자, 문화예술단체 활동경력 소유자,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소명의식을 가진 자 등이었다.

모집결과 5명이 응모한 가운데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원 심사위원회는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대씨와 윤석송 전 경기도의원 등 2명을 후보로 압축했다.

이어 문화원 원장단이 최종대씨를 사무국장으로 최종 결정하고 12월28일 이사회를 열어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이사 자격이 있는 원용목씨가 참석해 강력 반발했다.

‘낙하산’ 경력이 화려한 원씨는 오히려 이사회에서 “만에 하나 최씨가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으면 어떻게 하냐”며 “채점표를 공개하고 비밀투표로 결정하자”고 ‘반협박조’로 물고 늘어졌다. 이 때문에 이사회는 할 수 없이 비밀투표에 들어갔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문화예술계와 정치권에서는 “원용목씨 때문에 문화원 사무국장을 모집한 것으로,  원씨는 자중했어야 한다”며 “게다가 선거법위반으로 도의원 당선이 무효된 사람을 사실상 추천하는 행위는 도덕적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추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정부문화원은 그동안 답습되던 사무국장 정치인 낙하산 인사를 배격하고 공개모집에 들어가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의정부시설관리공단 특채 출신자들 상당수가 김문원 시장 라인으로 알려진 한 사회단체장 아들을 비롯, 김 시장 비서실장인 이충선씨 친구의 아들 등으로 채워졌으며 관내 기관·단체 요직도 김 시장측이 상당수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