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재생에너지 개발 탄력

분뇨 해양투기 줄이고, 북한은 생활전기와 비료 생산 활용
이를 위해 16~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제심포지엄 등 개최

경기도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는 ‘남북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남북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은 경기도와 북한 지역의 축산농가에서 배출하는 축산분뇨에서 바이오가스를 빼내 전기와 비료를 생산하는 이른바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바다에 버리는 축산분뇨 양을 줄여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북한은 전력난과 비료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포스트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조기대응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경기도에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건설하고, 한반도 북쪽에도 동일한 시설 건설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는 개발사업으로, 식량농업기구(FAO)와 월드뱅크, 지구환경기구(GEF) 등 국제기구가 지원하는 최초의 남북협력 사업이란 점도 의미가 있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16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유엔 FAO와 월드뱅크, 베트남과 태국, 중국 흑룡강성의 정부관계자들과 경기개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서울대 연구팀 등이 참여하고 국내외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도의 남북교류사업의 현황과 남북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의 필요성 등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과 적용가능 기술, 사업 추진을 위한 국제기구의 메커니즘 및 FAO와 월드뱅크의 역할, FAO의 대북 프로젝트 추진경험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이뤄졌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개회사에서 “경기도에 남아도는 연간 92만 5천톤의 축산분뇨를 전기 생산용으로 재활용하여 해양투기를 줄이고, 북한은 생활전기를 얻어 에너지난을 극복하는 윈윈 전략으로 만들겠다. 앞으로 국제기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수한 환경설비 기술의 고도화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데 경기도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축하메시지를 보내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남북평화에 이바지할 이 사업에 UN차원의 협력을 약속했다.

17일에는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경기도청에서 워킹그룹회의를 갖고, 축산 및 처리시설 현황과 정책, 향후 사업의 추진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18일에는 화성호와 공공처리장, 액비처리장, 축산퇴비공장, 낙후된 양돈농가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는 이 사업에 대한 협조를 얻기 위해 지난해 도의 계획을 유엔 FAO에 제안한 바 있고, 김문수 지사도 지난해 11월 2일 투자유치 길에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관저를 방문하여 반기문 총장을 직접 만나 도가 추진하는 남북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의 유엔 협력과 이와 관련한 국제세미나를 협의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가 분석하여 최근 북한 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업의 예상 효과를 보면, 하루 300톤의 축산분뇨를 처리할 경우 2000여 가구의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고, 축산분뇨를 처리한 뒤 나오는 비료는 농경지 2400ha에 연간 두 차례 뿌릴 수 있는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해마다 300만톤 가량의 축산분뇨를 바다에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부터는 ‘런던 협약’에 따라 축산분뇨를 바다에 버리는 것이 전면 금지돼 가축 분뇨의 효과적인 처리를 위한 노력은 당장 착수해야 할 발등의 불이다.

최홍림 서울대 교수는 “90% 이상 함수율을 가진 양돈슬러리가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1,600여만톤발생하는 데 이중 50%만 회수된다고 가정하여, 이 사업을 추진하면 에너지회수 수익은 연간 약 1,700억원, 이산화탄소 저감 수익은 약 400억원/년으로 총 2,100억원의 수익이 추정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이를 단순 계산하여 전국 1만여 양돈농가로 나누면 연간 2천여만원의 추가수익이 기대되는 것이다. 또한 바이오가스 플랜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우리나라를 자원순환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정착 뿐만 아니라, 향후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에도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