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공식적으로 민선4기 체제에 돌입한 의정부시가 출발부터 삐걱이고 있다. 행정조직을 개편하면서 관치행정의 상징인 내무과를 사실상 부활시키고, 선거를 의식해 ‘내맘대로’ 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인을 무시하는 권위행정도 판치고 있다.

내무과 부활 퇴보 행정
기획예산편성·인사·예산집행권 독점

의정부시가 7월1일 기준으로 대대적인 행정조직개편을 단행했으나, 사실상 관치행정의 상징인 내무과가 부활해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 6월22일자 4면 참조>
시는 정책개발과 이에 따른 예산편성권 등을 갖고 있던 기획관리실과 인사권 및 예산집행권 등을 행사하던 총무국을 통합시킨 기획총무국을 신설했다. 막강한 권한이 집중됐기 때문에 부시장 권한을 능가하는 ‘빅 브라더’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현직 공무원들은 “기획총무국장에게 모든 힘이 쏠려 잘못하다가는 의정부시가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과 기획총무국장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직개편을 맡았던 시 관계자는 “세입과 세출 경리관을 다르게 하다보니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면서 “세입은 재정환경국이, 세출은 기획총무국이 맡는 체제로 다른 시군도 비슷한 곳이 여럿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지가 경기도 31개 시군의 행정조직을 분석한 결과 용인시가 자치행정국에 기획예산과와 행정과, 회계과, 세정민원과를, 남양주시가 총무기획국에 총무과, 기획예산과, 회계과를 두는 등 의정부시와 엇비슷할 뿐 나머지 시는 기획예산편성 업무와 인사업무 등이 엄격히 구분됐다.

다른 시군 관계자들은 “과거 내무과와 똑같이 힘의 균형이 무너진 독재적인 행정조직개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권자 의식 정치 행정
중랑천 자동차도로 폐쇄여부 ‘맘대로’

의정부시가 ‘정치 달인’ 김문원 시장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정치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경기도 분쟁조정위가 중랑천 자동차전용도로 폐쇄 유보를 권고했음에도 시가 이를 무시하고 오는 7월10일 예정대로 도로 폐쇄를 강행할 태세다. 이에 앞서 시는 그동안 자동차도로와 관련한 갈짓자 행보를 거듭해왔다.

의정부시 네티즌이 지난 2월21일 시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 올린 글(역시 의정부공무원은 최고)을 보면, 시는 자동차도로 폐쇄 시점을 2005년 이후→2006년 이후→2007년 이후로 계속 변경했다.

시민들이 중랑천에 자전거 도로를 개설해달라고 하자, 시는 2002년 6월19일 “국도3호선 우회도로 및 도시계획도로(대로 1-8호선) 개설이 완료되는 2005년 이후 중랑천 자동차전용도로를 폐쇄한 뒤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문원 시장 취임 이후인 2002년 8월30일부터 ‘2006년 이후’로 폐쇄 시점을 연기했다. 이어 2005년 4월23일부터 “국도대체우회도로 장암~만가대 구간이 개통되는 2007년 이후 폐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5.31지방선거를 앞둔 2006년 1월10일 “오는 3월10일 도로를 폐쇄하겠다”고 돌변했다. 이어 인근 시군 주민과 정치인들이 크게 반발하자 2006년 2월28일 이번에는 “폐쇄 일정을 7월10일로 연기하겠다”고 뒤바꿨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시 관계자들은 “우기철에는 공사가 불가능해 공기확보에 어려움이 있어서 3월10일 무조건 폐쇄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었다.  <본지 2월23일자 5면 참조>

7월10일은 장마철이어서 의정부시의 행정이 선거철 유권자들을 의식한 전형적인 눈치 행정, 경기도 분쟁조정위 결정까지도 묵살하는 정치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장 비서실 권위 행정
민원인에게 “내 사무실에서 나가”

하늘 높은 시장 비서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경 민원인 2명이 김문원 시장실을 방문했다. 정치인, 기관단체장, 기업인, 경찰, 기자 등이 아니어서 반가운 손님들은 아니었다. 달가울리 없었다. 그동안 수차례 비서실에 전화를 걸어 김시장 면담을 요청하는 등 끈질기고 지독한 민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김시장을 만나 녹양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등의 피해를 호소할 예정이었다. 수개월 동안 시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전혀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무작정 시장실에 들어간 것이다.

비서실측은 민원인과 언쟁을 벌이다 “내 사무실에서 나가달라”고 했다. 이에 민원인들은 “시민들이 당신에게 사무실을 팔았냐, 아니면 김시장이 당신에게 사무실을 줬냐, 당신 별장이냐?”며 따졌다. 또 “시민 세금으로 만든 사무실을 개인 소유로 착각하고 있다”고 흥분했다. 김시장은 오후 7시30분까지도 시장실로 들어오지 않았다.

비서실측은 “비서들하고는 할 얘기가 없으니 시장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해서, 마침 시장님도 안 들어오시고 하니까 ‘그럼 나가달라’고 한 것인데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