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석학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서 행랑채를 수리한 경험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 바람직한 자세를 설파했다.
“행랑채가 퇴락하여 지탱할 수 없게끔 된 것이 세 칸이었다. 나는 마지못하여 이를 모두 수리했다. 그런데 그 중의 두 칸은 앞서 장마에 비가 샌 지가 오래 되었으나,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럴까 저럴까 손을 대지 못했던 것이고, 나머지 한 칸은 비를 한 번 맞고 새던 것이라 서둘러 기와를 갈았던 것이다. 이번에 수리하려고 본즉 비가 샌지 오래 된 것은 그 서까래, 추녀, 기둥, 들보가 모두 썩어서 못 쓰게 되었던 까닭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었고, 한 번밖에 비를 맞지 않았던 한 칸의 재목들은 완전하여 다시 쓸 수 있었던 까닭으로 그 비용이 들지 않았다.”
이규보는 자신의 깨달음을 토로했다.
“나는 이에 느낀 것이 있었다. 사람의 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잘못을 알고서도 바로 고치지 않으면 곧 그 자신이 나쁘게 되는 것이 마치 나무가 썩어서 못 쓰게 되는 것과 같으며, 잘못을 알고 고치기를 꺼리지 않으면 해(害)를 받지 않고 다시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저 집의 재목처럼 말끔하게 다시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잘못을 알고서도 바로 고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교훈을 깨달은 후, 정치와 결부시켜 시의적절한 개혁을 주문했다.
“나라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백성을 좀 먹는 무리들을 내버려 두었다가는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그런 연후에 급히 바로잡으려 하면 이미 썩어버린 재목처럼 때는 늦은 것이다.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20대 총선이 얼마 안 남았다. 유권자는 누가 이미 썩어버린 재목이라서 백성을 좀 먹는 무리들인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백성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인물을 선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