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의 일각’ 대책 시급

▲ 양주시가 2002년 11월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됐으나, 투기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땅투기를 일삼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일부 투기꾼들은 공무원들과도 교감이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골프장? 착공않고 거래시도=성남에 살던 박모씨는 2004년 11월 양주시로 이사왔다. 전입신고 며칠 뒤 은현면 용암리 농지를 샀다. 이 땅을 경작하겠다며 시로부터 토지거래허가도 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올해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현장조사 결과 나타났다. 박씨 소유의 전답은 19일 현재 잡풀로 무성하다.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밭인지 구분조차 어렵다. 농지취득 자격증명을 받아 농지를 구입했을텐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땅을 놀리고 있다.

박씨는 양주 전입일보다 앞선 2003년 7월 알박이 같은 문제의 농지를 둘러싼 임야를 복지편익시설용으로 사용하겠다고 시에 신고한 뒤 매입했다. 그러나 시로부터는 정작 복지편익시설용이 아닌 체육시설(골프장)로 인가 검토의견을 받았다. 올해 9월까지 토목공사를 끝내겠다고 제출한 계획서는 휴지조각이 됐다. 시로부터 전용허가를 받거나, 착공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대신 투자자들을 접근해 이 땅을 150억여원에 사라고 꼬득였다. 아직 매매는 성사되지 않았다. 한편, 주민들은 박씨가 위장전입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는 양주시 공무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소? 무더기 분할매매=역시 은현면 용암리. 윤모씨는 2004년 9월 생산보존임지 일부를 목재가공 공장인 제재소로 사용하겠다며 시로부터 공장등록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공장 착공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이 땅을 올해 2월부터 4차례에 걸쳐 무려 22개 지번으로 분할해 매각했다. 진입로도 없는 야산은 마치 구획정리된 곳처럼 반듯하게 나뉘어졌다.

지난 4월 야산을 매입한 한 소유자는 “잘 아는 사람 소개로 땅을 샀다”며 “좋은 나무 심다가 아주 나중에 전원생활 하려 했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용인 셈이다. 현재 생산보존임지는 농민에게만 농가주택(660㎡)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땅 매매과정에 양주시 공무원이 개입된 것으로 소문이 무성하다. 한 공무원은 “기획 부동산의 작품 같다”고 지적했다.

양주시는 뭐하나=하루 수십건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들어오는 등 땅투기 열풍에 시달리고 있는 양주시. 부동산 전매도 비일비재하지만 인력부족으로 단속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정부의 8.31부동산종합대책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