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파행으로 끝난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슈퍼콘서트’를 지난해부터 추진하면서 의정부시의회에 감당하기 어려운 과장된 주장을 되풀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6월15일 의정부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지난해 9월20일 담당 국장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00주년 의미를 담아 대통령까지 초청할 생각이다. 대통령이 오는 행사니까 국비가 따라오는 것은 기본이다. 경기도에도 주한미군 관련 부서가 있어서 이런 행사를 하면 도비 몇억 받아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념식은 CRC(캠프 레드클라우드) 내에서 일부하고 그 이후를 시민들과 어울리는 행사로 구상하여 전문기관에 맡기려 한다”며 “대통령까지 모시고 할 생각이다. 의정부가 크게 전국적으로 부각되는 의미를 담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조금석 의원은 12월8일 “과장님이 연일 방마다 찾아오셔서 저희들을 설득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저희가 이 사업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줄여서 하자는 것이다. 2단계하고 3단계를 줄여서 축하공연하고 연례연회를 같이 하면 어떻겠나”라며 “콘서트가 4억3천만원 나가는데,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지금은 경전철이 서냐 안서냐가 의정부의 최고 이슈다. 그런 상황에서 이게 터지기 시작해서 매스컴에 일파만파 나가면 솔직히 저희들이 욕을 먹는다”며 “과장님이 정말 몇 번을 찾아오셔서 설명을 저희들한테 하셨는데, 의정부 재정 안 좋은 것 아시잖나. 그래서 줄여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큰 사업에 도비도 내려오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담당 과장은 “그렇게 큰 행사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이게 세계 전파를 탄다. 전파를 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알리는 정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당 국장은 “도에서 5억 이상 될 것”이라며 “의정부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도에서도 전적으로 같이 하고 국가도 참여하는 국가적인 행사가 될 것이다. 국비 지원도 받을 계획이고, 대통령을 모시고 기념식을 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공중파는 아니어도 다른 매체를 통해 미국에 중계될 정도의 의미를 갖는 대형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담당 국장은 더 나아가 “내년 행사 의미는 의원님들이 상상 못할 정도다. 미국으로 중계되고, 새로운 정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셨는데 한국 방문 일정이 있다면 여기에 맞춰낼 계획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주 의원은 “4억3천만원은 굉장히 큰 돈이다. 게다가 경전철이 서느냐 마느냐가 전국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일반사회복지분야에서 몇백만원, 몇천만원 삭감돼 인건비가 없어서 1명을 자르느냐 마느냐 눈물로 호소하는 분들도 계시다”며 “이런 상황에서 K-POP콘서트를 이 사업에 꼭 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리고 미국에는 전국방송이라는 것이 없다. 지역방송 도대체 어디에 방송된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하라”고 따졌다.
담당 과장은 “꼭 K-POP을 불러서 하고자 하는 것은 세계적인 전파를 타는 게 아주 빠르다. 그래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권재형 의원은 “미2사단 군인들을 위한 행사인지 K-POP 스타들을 데려다달라고 하는 의정부시민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행사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며 “진정 미군들이 원하는 것은,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손 한 번 흔들어주는 것이 가슴 속에 수십년, 죽을 때까지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 저는 생각한다. 아이들이 색동저고리 입고 미군들한테 고맙다고 악수해주고 포옹해주는 것이 평생 가는 것이다. 돈 안 들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60년, 70년을 안보라는 미명 아래 재산권 행사도 하지 못하고 모든 규제에 묶여 살았던 곳이 의정부다. 이렇게 됐으면 의정부에서 할 게 아니고 국가와 경기도와 합쳐서 5대 3대 2 정도로 해야지 거꾸로 된 것 아니냐”며 “우리가 왜,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닌가. 그리고 K-POP은 미군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관객 중에 미군들이 몇 퍼센트 차지하겠냐?”고 비판했다.
권재형 의원은 12월9일에도 “미2사단 100주년 같은 경우 음악극축제 할 때 같이 하면 예산이나 인력에서 절감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구구회 의원은 올해 1월16일 “도시계획도로 개설보다 시급하지 않은 ‘한미우호증진 기념탑 건립사업’, ‘한미우호증진 및 협력확대를 위한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사업’ 등에 수십억 예산을 편성했다”며 “의정부경전철 고통분담을 위해 예산집행을 보류하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긴축예산으로 전환을 요구한다”는 5분발언을 했다.
결과적으로 의정부시가 주장한 ①국가 행사 ②대통령 참석 ③트럼프 초청 ④미국 중계 ⑤국·도비 5억원 이상 확보 중 실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도비 1억3천만원만 받았을 뿐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일정상 문재인 대통령 참석을 요청하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부에 초청공문을 보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국비도 확보 못했다”며 “미국 중계 여부는 논의 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