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순환도로 통행료 인하 장흥주민건의문
연명부에 자기들 이름만 ‘슬쩍’ 끼워 넣어

양주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패거리 정치’가 본격화되면서 지역갈등이 촉발되고 있다.

                                                                                      
유재원 도의원, 장재훈·원대식 시의원, 박종식·홍범표·우순자 시의원 당선자 등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은 19일 양주시의회가 제151회 임시회를 열고 채택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 개통과 관련한 통행료 인하요구 건의문’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통째로 받아, 마치 자기들이 작성한 것처럼 서명지를 덧붙여 장흥면 리장들에게 돌렸다. <본지 6월22일자 4면 참조>

리장들은 외곽순환도로 통행료 인하가 현실적인 문제여서 27일 현재 주민 500여명에게 서명을 받았다.

문제는 통행료 인하 연명부에 자기들 이름만 집어 넣고 한나라당 이항원 도의원과 열린우리당 박재일 시의원, 무소속 이종호 시의원 이름을 일부러 빼버려 ‘패거리 정치’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중 이항원 도의원은 유재원 도의원의 견제를 받아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명을 하지 않은 한 주민은 “한나라당 사람들이 너무 한심해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의문을 리장들에게 전달한 장재훈 시의원은 “어떻게 하다 보니 이름이 빠져 있다”며 “상부기관에 올릴 연명부에는 이항원 의원 이름을 집어넣겠다”고 해명했다. 장의원은 이어 “다른 의원들과는 상의했지만 박재일, 이종호 의원과는 통화할 필요도 없고, 이름을 집어넣어줄 이유도 없다”면서 “내 마음대로 이름을 넣는 게 무슨 문제냐”며 ‘패거리 정치’가 당연하다는 듯 주장했다.

유재원 도의원은 “이항원 의원 이름을 일부러 뺄 이유가 없다”며 “장의원에게 연명부를 다시 작성하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정책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패거리 정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치적 쌓기’에 장흥면민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의원은 제151회 임시회에서 대표 의원이 되어 ‘통행료 인하 요구 건의문’을 채택했으나 이종호, 박재일 의원 등 나머지 5명의 의원들도 발의자에 포함되어 있어 도덕성 논란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2일에도 양주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자마자 관내 불곡산가든에 모여 전·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논의한 것이 발각돼 ‘패거리 정치꾼’들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