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23일 양주시 회정, 덕정, 덕계, 고암, 산북동 일원 134만평을 추가 개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사유재산 침해논란과 더불어 부동산 투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달 23일 옥정신도시(185만평)와 인접한 경원선 복선전철 역세권 주변지역 134만평(총319만평)을 추가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건교부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양주신도시 2단계 지역은 경원선 복선전철화, 국도3호선 우회도로건설 등 주요 간선가로망 확충으로 서울, 의정부 등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양호하다”며 “유입인구 증가로 활발한 도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어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대규모 주택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주지역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2004.11.25) 및 토지투기지역(2005.6.30)으로 지정되어 있어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가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주시의 경우 이같은 정부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곳곳에서 전매 등 땅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본지 10월27일자 3면> 정부나 시 당국은 인력 부족으로 아예 단속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시가 11월21일자 기준으로 작성한 관내 부동산중개사무소 현황을 보면 2000년에 불과 42개였던 업체수가 2005년에는 370개로 무려 9배 가까이 급증했다.(2001년 51개, 2002년 78개, 2003년 136개, 2004년 218개)
지역별로 보면 △백석읍 62개 △은현면 18개 △남면 14개 △광적면 54개 △장흥면 19개 △△양주1동 17개 △양주2동 78개 △회천1동 29개 △회천2동 40개 △회천3동 14개 △회천4동 25개 등이다.

이들 업소중 일부에서는 버젓이 아파트 분양권 전매, 프리미엄 등의 안내문을 내걸고 있으며, 미등기 부동산 전매도 반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도저히 단속할 인력이 없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직원은 “상당수 부동산업체가 돈 보고 쫓아들어온 떳다방들”이라며 “개발이 끝나고 떠야할 시점이 되면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직원은 또 “지역토호와 공무원들이 유착한 몰래 부동산투기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택지개발은 지역발전에 도움 안돼”

인터뷰-김연수 마전동 택지개발저지 추진위원장

김연수 양주시 마전동 개발제한구역 보전 및 택지개발 저지 주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택지개발이 지역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정부가 37년 맺힌 한을 풀어주기는커녕 주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지난해 6월 마전동 일대 42만여평을 그린벨트에서 해제하는 동시에 8천700여 세대 규모의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저지추진위를 구성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마전동은 씨족사회다. 경주최씨, 청주한씨, 광산김씨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마전동이 1972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행위제한에 따른 온갖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대를 이어 지켜왔다. 정서 자체가 부대끼며 어우러져 살아온 곳이다. 그동안 수백년 지켜온 우리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지역문화를 말살하고, 택지개발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택지개발이 되면 그린벨트보다 비싼 보상비를 받을 수 있는데.
=민감한 문제다. 만족할만한 보상은 절대 아니다. 1천평을 보상받아 다른 곳에서 100평 밖에 사지 못한다. 우리는 돈은 없어도 밥은 먹고 산다. 서로 품앗이를 하며 일거리를 창출해왔다. 특히 주민 절반이 집만 있지 땅이 없다. 마전동의 독특한 문화적 정서는 보존해야할 가치가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택지개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름대로 계획을 잡았겠지만 택지개발로 인구를 끌어들이는 게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지역 주민들 정서만 갈라놓는다.
-지구지정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솔직히 현재 관망중이다. 양주시가 마전1통은 행정타운으로, 마전2통은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하자는 내용의 광역도시수립안을 상부에 올렸다.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주민들도 정부정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가 늦가을처럼 썰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