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합원 “무책임 경영” 편지로 문제 촉발

이달 17일 치러질 의정부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방만한 부실운영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경 의정부농협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주인의 권리를 찾고 의무도 다하는 조합원’ 명의로 ‘우리 농협 어디로 가나!’라는 제목의 편지를 대의원 등에게 우편발송한 것이 쟁점의 시발점.

이 조합원은 편지를 통해 “대출 손실액이 무려 130여억원이나 된다”며 “회수 불능상태인 우리 조합 돈은 먹는 놈이 임자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장암지점이 30억원 사기를 당했는데도 말단 직원만 권고사직 시키는 선에서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은 배상하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후보예정자들은 의정부농협의 부실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영태 전 의정부시청 농림과장은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정부패를 일소하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영달 전 의정부농협 감사는 “우리 농협의 주먹구구식 방만 운영을 개선하고 혁신안을 대폭 제시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영복 조합장은 “대손충당금을 준비해 놓았기 때문에 농협운영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의정부농협 민모 감사가 지난 6월30일 단독으로 작성한 편지 관련 해명성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농협은 2004년 12월31일 기준으로 956건에 원금과 이자 포함 135억 8천556만원, 이후 2005년 6월28일까지 65건에 원금과 이자 포함 3억5천353만원 등 총 139억 3천909만원의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특수채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모 감사는 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특수채권은 재무제표상 표시되지 않는 등 재무구조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정부농협 한 임직원은 위조수표 30억 사기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인자번호 등이 일치하는 부평농협 명의의 쌍둥이 수표(위조수표)에 직원이 감쪽같이 사기를 당했다”며 “현재 형사소송중이며, 그 직원은 도의적으로 사직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한번 더 하라는 게 조합원 뜻”
송영복 의정부농협 조합장

주요경력
-새마을금고연합회 경기 제5지회장
-새마을운동중앙회 의정부시지회장
-의정부 중·공고 총동문회장
-의정부시 15개 사회단체장 협의회장
-현 의정부시체육회 고문

 -출사표.
=그동안 4번의 조합장 노하우를 살려 전국 제일의 농협으로 만들 것이다. 조합원 복지환원사업을 펼쳐 많은 혜택을 주겠다. 앞으로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예수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의정부농협의 강점과 약점.
=도시형 농협이라 40만 시민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도시화되면서 개발로 인해 농지가 줄어들어 안타깝다. 농민이 고향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후보자들에 대한 평가.
=둘 다 내 후배다. 최영달 후보는 젊고 똑똑하다. 김영태 후보는 공직생활만 하던 사람이라 농협을 잘 알지 의문이다.
-자신에 대한 평가.
=못다한 사업을 완벽하게 마루리 짓고, 다음에 훌륭한 사람이 나올 때까지 한번 더 하라는 게 조합원들의 요구다.

-못다한 사업은 뭔가.
=전국 제일의 모범 농협과 최우수 환원사업 농협을 만드는 것이다. 영농조합센터 이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조합원을 위한 복지시설과 장학제도도 정비하겠다.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조합원 권익을 위해 12월17일 모두 나와 포부를 밝혀달라. 귀중한 한표를 행사해달라.

 “우리농협 바로세우는데 최선”
김영태 전 의정부시청 농림과장

주요경력
-의정부 중·종합고 졸업
-의정부시 농정계장
-의정부시 산업과장
-의정부시 농림과장
-의정부시 송산1동장

 -출사표.
=조합을 바로세워달라는 후배들의 계속된 권유로 출마를 결심했다. 송조합장님은 16년을 했다. 이제 명예로운 퇴임을 했으면 한다.

-의정부농협의 문제점과 경쟁력.
=예수금이 5천억원을 넘었다. 독자사업이 가능한 규모다. 그러나 이는 의정부시가 택지개발되면서 땅값으로 받은 돈이 대부분이다. 예수금이 늘다보니 방만한 경영이 심각하다. 감정가의 150%를 대출해주는 보이지 않는 손이 문제다. 예산은 농업인들이 잘 모르게 편성되어 있다. 누구나 알기쉬운 대차대조표를 만들어야 한다.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

-예상후보자들에 대한 평가와 본인의 경쟁력.
=송조합장은 연세가 많지만 대인관계를 잘 유지해왔다. 최영달 후보는 상당히 의욕적이고 농촌지도자연합회장 등 농민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본인은 의정부종합고등학교 졸업 이후 38년8개월을 농업직 공무원으로 근무해왔다. 그동안의 경험과 행정마인드로 농협을 바로세우겠다.   

-조합원들에게 공약사항을 밝힌다면.
=첫째, 여성 참여를 확대해 조합을 활성화시키겠다. 둘째, 농협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겠다. 농민들은 농사에만 전념하면 된다. 셋째, 체질개선을 위해 조직을 과감히 개편하겠다. 기존 체제로는 우리 조합은 도태된다. 넷째,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   
 “조합원 현명한 판단 있을 것”
최영달 전 의정부농협 감사

주요경력
-경기도 4-H 연합회장
-농업경영인 의정부시 연합회장
-의정부농협 감사
-새마을지도자 자금동 협의회장
-현 농촌지도자 의정부시 연합회장

-출사표.
=우리농협이 도시형이다보니 농민조합원을 위한 지도사업이 미흡하다. 농민이 주인이라는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조합원 영농자재 지원, 연로 조합원 연 2회 건강검진 등 각종 혜택을 늘리겠다.

-예상후보자들과 본인에 대한 평가.
=송조합장은 여러 사고에 대해 울타리 역할을 잘했다. 그러나 너무 오래하다보니 직원들이 관행에 젖어 새로운 농협 이미지상을 구현하지 못한다. 김영태 후보는 훌륭하지만 관료적이다. 조합원 된지 3년 정도 밖에 안돼 농업은 잘 알아도 농협은 모를 것이다.
본인은 농업운동을 했기에 농협과 농업을 두루 잘 안다. 감사를 3번이나 했기 때문에 바로 실전에 투입해도 된다. 농업도 경쟁사업이다. 대폭적인 혁신안을 제시하겠다.

-의정부농협의 장단점.
=자기자본에 비해 건물 등 고정투자가 너무 많다. 주먹구구식이다.  이제는 치밀하고 계획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방만한 경영으로 농민조합원을 소외시키고 있다. 그대로 두면 안된다.

-조합원들에게 당부의 말씀.
=조합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인물, 농업일선에서 많은 체험을 한 인물을 선택할 것이다. 농협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 조합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