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8명)과 자유한국당(5명)의 의장단 배정 문제로 40일간 파행을 겪은 의정부시의회가 또다시 충돌했다. 이번에는 바둑리그 출전비를 둘러싸고서다. 바둑은 안병용 시장이 즐기는 취미다.

의정부시의회(의장 안지찬)는 제282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8월31일 본회의를 열고 각종 안건을 처리한 가운데, 의정부시의 제2차 추경예산안 중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구구회)가 삭감한 K바둑 중계 ‘프로암 바둑리그’ 출전비 3천만원을 다시 복원시켰다.

애초 바둑리그 출전비는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김정겸)가 통과시킨 예산이었으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삭감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한국당 주도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정에 반발, 김정겸 의원이 수정안을 제출하며 표결 처리를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바둑리그 출전비를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자치행정위원회는 민주당 김정겸, 김연균, 김영숙, 최정희 의원, 한국당 박순자, 조금석 의원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한국당 구구회, 임호석, 김현주 의원, 민주당 정선희, 김연균 의원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구구회 의원은 “출전 선수 중에 의정부 거주자가 없고, 팀 출전비가 2천만원, 선수 1인당 단복 구입비가 30만원이나 하는 등 말도 안되는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정을 뒤집은 다수당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김정겸 의원은 “작년에도 참가했기 때문에 연속성이 필요하고, 케이블TV를 통해 의정부를 홍보하는 좋은 기회”라며 “상임위원회 결정을 뒤엎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상임위원회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한국당이 장악한 의정부시의회가 본회의장에서 ‘숫자놀이 정쟁’을 벌인 꼴이다.